빌려온 글

이해인/그냥 그런 날도 있다 外

서문섭 2024. 10. 17. 08:50

그냥 그런 날도 있다

미친 듯이 힌든 날

 

불행이라는 것들이

모조리

내게닥친 것만 같고

관계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일이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고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가을의 말

 하늘의 흰 구름이

나에게 말했다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흐르고 또 흐르다 보면

어느날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리라

 

뜨락의 석류가 

나에게 말했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마라

잘 익어서 터질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리면

 

어느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되리라

가을 편지

초록의 바다 위에

엎질러 놓은

저 황홀한 불빛의 

세례 성사

 

솔 숲 사이로 빛나는

한 그루 단풍나무처럼

그대는 내 앞에 계십니다

 

푸름 속에 혼자 붉어

가을 내내

눈길을 주게 되는

단풍나무 한 구름처럼

 

나도 자꾸

그대를 향해 있는

눈부신 가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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