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새색시 얼굴
봄볕타고 오는 섬진강에
상춘객들 급하게 몰려든다
강변 에둘렀을 매화
흐드러진 산수유
그리운 이 만나는 설레임이나
안타까운 소리도 잠시
여기 첫눈처럼 만나고는
길섶에서 허공에서
머뭇머뭇하다 강물에 앉는다
구례하동마을을 품은
메마른 세월 적신 저 구름
그리움 서둘다가 길을 잃고
봄볕 비스듬한 일몰
등불 켜든 꽃나무 아래
추억으로 와 소곤거린다
지리산 자궁에 솟는 봄이
하늘 위로 다급히 피어오르다가
푸른 그림자에 빠진 섬진강
긴 다리 뻗고 혼절한다
차가움 녹은 지 이미 오랜데
너와 나의 봄 언제나 올 것인지
화사한 벚꽃향기 아래
재첩 벚 굴 참게가
어설프게 웃는다
2018년 3월 17일
섬진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