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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서문섭 2019. 11. 5. 12:09

추수


 짚가리가 너부죽이 누렇다
여름날 고단했던 상흔이리라
몸의 뜨거움 누그린 채
가냘퍼 지는 몸
이제사 너의 참뜻 알겠고
색의 의미 알겠구나
뻣뻣한 검부저기 되기까지
불어주던 바람에 노래를 했고
열매 맺기까지 견디어왔구나
 
황혼의 빛깔 같은 
초개와도 같은 나의 생
너와 같은 검부저기로
별반 다름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