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문학(詩,文學)

백점만 주는 비

서문섭 2020. 3. 29. 10:24

 

쫙쫙 그어 틀린 시험지 같은
그 빗발치던 폭우 속
세상 나 살면서
쏟아낸 토사물 같은
시의 변주에 따라서
매겨지는 평점들
생의 마지막 같은 
바닥에 둥근 발자국들
무수히 다녀가겠다
뭘 그리 잘못을 했는지
모두가 잘못 쓴 답안이 된다 
 
호수의 배경에 서보라
무수한 동그라미 남기며
모두 맞다맞다
그래 옳다 공표하고
물위에서 비는 죽는다 
백점만 퍼주는 비
그 수면의 긍정 바탕으로
쏟아낸 토사물 같은
시의 변주에 따라서
매겨지는 평점들
생의 마지막 같은 
바닥에 둥근 발자국들
무수히 다녀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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