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담그다 말고
앞치마 두른 울 엄마
동네 마실 나간 사이
주걱나무 서너 주
겨울 양식 얻으러 온
흥부 뺨이라도 때릴 듯이
부랑하게 서있다
동글납작한 둘레
그 뽄 새 잘생긴
뒤통수처럼 왠지 얄밉다
오늘은 저 주걱 끝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뒤집혀 섞이고 싶다
밥풀떼기 부엌 떼기
면천 못하는 주걱나무
그 반반한 엉덩짝에
붉은 고추장처럼
몇 바퀴 휘둘리고 나면
줸장 맞을 맛
내 인생도 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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