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문학(詩,文學)

두드리는 가을

서문섭 2020. 4. 12. 11:53


온 동네가 탁! 탁! 탁!

가을걷이하는 들마당에서

우리 엄마는 참 깻단 두드리고

나는 컴퓨터 자판 두드린다

똑같이 두드리는데

엄마는 깨가 한 말

나는 글이 헛말

어머니는 수확이 크지만

가득 찬 가을 자나도

흔한 쌀 한 줌 거둘 게 없는 나는

주머니마다 들쥐같이

詩 쉬하는 시들이

빈 주머니를 갉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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