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미포길에서 5

서문섭 2021. 1. 17. 16:37

철길을 지나다보면
철대문 헐어있는 낡은 집에
아직은 봄 가꾸지 않았는데
어디서 날아들었는지
우아하게 깃 치는
직박구리 떼 날아와 앉는다
아무도 없는 고요함
저러듯,
환한 검은 손
잡초우거진 마당에서
빈집 털어 한 몫 챙긴다면
향기로운 꽃그늘 담보로
꽃이든 새든
삶이 그리 별거라든가
봄만이 행복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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