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온 글

능소화/고안나

서문섭 2026. 8. 7. 19:23
 

붉게 타오르는 입술,

날카로운 정오의 볕 모아

하나둘, 기어오른다

바람 스칠 때마다

허공의 살 뜯으며 번져가는

고혹적인 혈색핏빛

파편들 단단히 부여잡고

목 놓아 나팔 분다

제 몸 풀어 수직의 절벽 만드는

둥근 가락의 완성

여름이여

내 생의 가파른 모서리에 피어난

서슬 퍼런 다정이여

그늘 한 점 없이 달궈진 담장

맨손으로 움켜쥔,

내 사랑 끝내 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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