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카르페 디엠)

목불인견

서문섭 2019. 11. 24. 09:37

목불인견(目不忍見)지하철에서 

여인들의 화려한 외출
차라리 벗고 다닌다면 어쩌리
지하철에서 마주한 어느 여인
무엇을 감추려 했던 것일까
미니스커트 한껏 드러난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눈부신 뽀얀 허벅지가
눈앞에 서슬이 퍼렇다
꽉 쪼인 윗도리 사이
브이라인 얼비치는 골짜기 하며
풋풋한 살 내음 빵빵한 젖가슴이
눈에 별빛 되어 반짝이는데
실긋실긋 요리조리 훔쳐보며
힐끗힐끗 곁눈질하다가
차마 눈 피할 곳 없어
흐려져 가는 눈빛 비비며
가로등 밀려간 창문 바라본다
시선 모은 봉긋한 미소
덧나기 쉬운 장난기일까
시원한 바람 한 줄기가
나의 애간장을 녹이는구나
이 반반한 나신은
무엇이 부족해 내놓지 못할까
봄 간음하는 남자들의 시선
숨죽이는 호흡 시치미 뚝 떼고
죄 없는 옷솔기만 슬슬 매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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