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실(習作室)

*비야 내려라* 外

서문섭 2022. 6. 30. 20:50

***연작;

 

3, 홀아비 꽃대 4~5월

4, 산다는 것은

 

***자유산문시;

 

1, 겸손과 교만

 

 

***영성시;

1, 추수감사절의 노래= 11월 20일

그 외 수필 등

 

***목화시;

1, 기다림

 

***영성시

1, 그 자리에서

2, 그대 이름

 

 

딸꾹

 

무엇을 몰래 훔쳐먹으면
딸꾹질이 나온다던데
오늘 내가 이따끔씩
딸꾹질이 나와 힘들다
무엇을 잘못 먹었을까
양심 속인일은 없을까
회개할 일이 없는지,

그래! 맞아
나라도 똑바로 살아야지
똑바로 살아라 딸꾹
죄짓지 마라 딸꾹
믿음생활 잘해라 딸꾹
딸꾹 딸꾹 딸꾹
거짓말 하지마라 딸꾹
편법 쓰지 마라 딸꾹
시인아 시 좀 잘 써라 딸꾹
딸꾹 딸꾹 딸꾹.....

이제 ~뚝!

 

 

피곤한 하루---ㅇ

 

날씨 탓인지

온 삭신이 찌뿌둥한 게

푹 삭은 파김치가 아니냐

눈동자엔 살아있는 물고기가

뛰어놀아야 하는데도

거울을 쳐다보니

병든 달구새끼 마냥

촛점이 흐리멍덩하구나

티브이에서 나오는 뉴스도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게

웬 시시콜콜하게

죽어 가루가 된 화천대유

천화동인 가십gossip성性 위세

국힘 대표 기자회견이

무엔들 허무한 바람이다

비가 따라지는가 싶더니

해님이 나오기도 하고

호랭이가 장가를 가는지

아니면 여우가 시집을 가는지

왔다리 갔다리

다시금 한 방울 두 방울

개구리 뒷다리에 힘주듯

구름 끼리 달려든 입맞춤에

불호령이 떨어지는구나

잠이나 청해봐야 할 일

혹여 꿈을 꾸게 되면

피안의 세계 찾을 수 있을까

살아 있는 내가 아니더냐

아무렴 죽음의 연습은 아닐지

내 영혼이 신을 찾아

나그네 숨찬 인생길에서

옷 솔기 여미어 볼 일이다

벼락 치는 밤하늘에

금방 쏟아질 것 같은

허무함만 쌓이네

 

기다림

 

삭풍이 부는 날

그대 그리워 찾은 동백

임은 보이지 않고

단지但只 반겨주는 건

빨간 동백꽃이여라

부르면 다가올 것 같은

그대 아름다운 마음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 임이여!

매일 그려보는 지독한 사랑의 갈증

오늘도 꽃냄새 가득한

붉게 물든 이 길 걷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대 기다리는 불면의 밤은

어지러운 상념 속에서

날 밧줄로 묶었습니다

고운 달빛 아래 별빛은 섬 허리를 감고

욕망이란 불은 밤 활활 타올랐습니다

가슴 속 붉게 핀 그리움이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

바닷가 물안개 그리움 속 젖는

붉은 동백의 기다림입니다.

 

가을날의 기도/가을

 

이름 없이 흔들리는

들풀 하나를 위해서라도

주님, 서두르지 마소서

아직 덜 익은 영혼

젖은 단비가 부족할 뿐입니다

작은 씨앗

생명의 입 열 때 까지만

풀잎 한 포기 포기에

습한 수기水氣머물게 하시되

열매 알알이 영글어지게 하소서

온땅 가득한 푸르름

삭풍에 여위어가도

불모의 땅 일구는 영혼

기쁨으로 노래하게 하소서

불타는 가을

이별의 만찬만은

외롭지 않게 하소서.

 

상사화/가을

 

내 사랑하는 사람아
나의 죽음 내일이면 어쩌리
상사화 피는 초가을 날
교향악 울려 퍼진 담홍빛 정원에서
하늘 향해 치솟는 상사화를 보노라
한 마리 뿔 높은 사슴이 아니어도
순하디 순한 산 노루 눈빛으로
휘황찬란한 평원을 한 번쯤 바라보라
찬탄과 갈채로 일어서는
먼 우주의 객석에서
환호성 맞이하던 감동의 날
일생에서 더딘 막차처럼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이 눈부신 화해의 손짓 앞에서
누가 누구를 탓하고 미워하며
그 미움 풀지 못할 이유가 있으랴
산길 에두른 하늘재
불갑의 성역으로 가는 길에
무엇이 이토록 환희로 들뜨게 하고
아리도록 가슴 저리게 하는지
보지 않고서야 어찌 말하랴
, 배반할 수 없는 꽃물결
끝없이 펼쳐진 상사화 평원에서
마음에 욕되고 삿된 것 버려보리라
신이시여!
나에게 필생을 부여하신다면
한 떨기 작은 꽃 같은
겸손의 꽃으로 나 살고자 하나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담홍빛 그리움으로 살고자 하나
그도 저도 아니라면
하잘 것 없는 막돌멩이 같은
그 무엇으로도 살고 싶다만
누가 오욕에 찌들어 힘들어하는 나를
이 신성한 곳에 버리도록 허락할까
산 아래 푸른 계곡물도
가을 산처럼 물들어 타오르고
디귿자 동백 골 날카로운 등줄기에서
아슬아슬 곡예하는 아리 아리랑 릿지
수려한 청산 애기단풍이
산꽃으로 붉게 피어나는 하산 길
뒤돌아보듯 어느새 발길 돌리면
그리움 소멸하는 물들어있는 산이라
애틋한 사랑 흔들리는 계절
한 아름 뜨거운 가슴 안지 못하고
상사화로 지고 말 안타까움이여
상사초의 사랑 너 상사화야
네 앞에선 어찌 내 슬퍼할 수 있으랴

 

 

정약용


*만덕산 꽃향기 오래다 하여
녹차밭 품고 오르니
농부 손등 핏줄처럼
얽혀버린 나무뿌리같이
얽히고설킨 사연 듣고 가라며
발걸음 더디게 하네
한양천리 밖 땅끝 내려와
푸른 바다 마음에 담고
솔바람에 귀 씻으며
임 그려 초당에 앉아
날마다 밤마다 꽃씨를 심었다네
주군의 눈가리고
마당만 넓히려는 어지러운 세상
잘 사는 정원 만들자고
버려도 버림받지 않으며
가두어도 갇힘이 없이
꽃가지에 열린 목민심서
방방곡곡

우리 가슴 깊숙이
그 향기

옛 슬픔 달래주네

*만덕산- 다산 정약용이 초당을 짓고
목민심서 외 600권의 책을 저술한 강진에 있는 산

 

밤바다

 

무채색으로 나불대는
밤바다 바라보니
바람에 비위 맞추던
한낮의 바다가 생각난다
거센 파도 번갈아들어
마음을 요동시키던 바다
한참을 생각하다
또다시 밤바다를 본다
아득한 듯 가까운 듯
선명한 불빛 하나
이내 차츰차츰
내게로 다가서더니
낮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말씀으로 풍랑잠재우고
물위를 걸어 나를 안심시키는
능력 있는 모습

휘황찬란한 밤바다가
계명성처럼 환하다

 

 

 

마른오징어의 푸념---ㅇ

 

잡힌 것 억울하고

말려진 것도 속 상한데

귀, 다리, 몸

갈라치기하고

옷은 왜 또 벗기는지

 

아무것도 없는데...

 

 입맞춤


나의 뜨거운 몸이

신호등을 무시한 채

방아 찧는다,

입술과 입술이 만나서...

 

그대 따스한 사랑과

나의 뜨거운 몸이

황홀해지네,

눈을 감아서...

 

비야 멈추어다오

 

날 찾아오는 님의

옷도,

마음도,

사랑도,

 

모두 젖어

오랜 시간 말려야

볼 수 있단다.

 

비야 멈추어다오

 

달아 달아

 

지난여름날

혹독한 열대야에 시달렸구나

얼굴에 기미가 많이 끼었어.

어쩌면 너의 얼굴을 자주 보며

기도하던 나의 임도 전염이 되어

너와 똑같은 얼굴인지도 몰라

나의 임이 어디에서 널 다시 보면

나의 임 얼굴에 기미 만큼이나

내 마음에도 흔적이 남았노라고

말 좀 해주렴….

 

시를 쓰는데 

 

시를 쓰는데

하얀 종이에 당신 얼굴이 보이네

무심코 그대로 따라 그리다가

입술을 못 그렸어

사랑한다고 말하는 입술은

어떻게 그려야 하나...

 

나를 원망하여라

 

떨어진 낙엽아!

그 촉촉하고 부드러운 네가

뻣뻣해진 모습에

핏줄까지 선명하구나

억센 비바람도

용광로 만큼이나 

뜨거웠던 여름도

너의 손 꼭 잡았거늘

나를 원망하여라

나무가 될 수 있게

내게 온 너를

이 계절엔

붙잡지 못해서...

 

단풍잎 미소

 

갈바람에

팔 흔들고

몸 흔들어

단풍잎이

숲속의 치어리다가 된다

그러다 멈춘 붉은 미소

앵글줌에 끌어들인다

 

벚꽃이 하르르

 

어느새

추억도 얼굴 내민다

벚꽃이 진다

 

봄바람만 믿고

상춘객 과식하다

마지막 영역 지키지 못하고

꽃비로 하르르

 

밤의 문턱이 열리고

화려한 시절 남긴 채

하나, 둘 모여

바람 따라 사라진다.

 

민들레

 

건들기만 하면

고양이 발톱 닮은

이파리가 할퀼 듯싶은데

먼저 핀 민들레는

풍선 매달고

신혼여행 보낼 준비를 한다

이미 떠난 자리는

한 움큼 허전한데,

 

매화꽃 필 무렵

 

홍매화보다

더 붉게 사랑을 키웠습니다

두 송이 매화꽃이

바람에 할퀴어 떨어졌습니다

굽은 가지에

한 송이 남은 매화꽃

석양에 사라져 어두워지니

더 볼 수 없는 내 가슴

이토록 아플 줄

몰랐습니다

 

장작과 부지깽이

 

굵직한 소나무 장작

컴컴한 아궁이 속에 들어와

뜨거운 사랑을

원 없이 훨훨 태운다

끝만 태운

부지깽이는 어떡하라고!

 

산수유꽃

 

굽은 마디 듬뿍듬뿍

흰 눈 덮고 자더니

봄비에 세수하는 동안

굽은 가지에 노란 수건 걸렸네?

빨간 립스틱 주렁주렁 매달면

또, 올게!

 

욕심

 

그대여

더 예뻐지면 싫어,

남들이 자꾸 보잖아!

 

색소폰---ㅇ

 

품에 안으면

그렇게도 흐느끼는데

너를 어찌 잊겠어!

내 속 이야기 박박 긁어

핏줄 나오도록 퍼부어도

다 받아주는 너를

 

미꾸라지

 

송사리도 비늘을 입었다.

미꾸라지야!

누가 잡거든 가만히 있어

쏙, 빠져나가지 말고

 

빨랫줄 집게


비가 오는데

빨래만 중요한지

우리만 남겨둔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햇빛에 오래도록 시달려서

피부는 건조해지고 골다공증으로

힘없이 부서지는데

그런 우리를 온종일 비를 맞추니

감기들면 깨끗한 빨래에 콧물이...

 

빈 입만 다물고

말도 못하네

 

해바라기 미소

 

어두워도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서 당신의 얼굴을 때려도

환한 얼굴 찡그림 없어 고와요

 

얼굴에 벌이 와서 여드름 짜주고

해님이 와서 얼굴 어른 만들면

노오란 레이스 모자 둘러쓰고

가는 목을 움직이며 웃어주지요

 

살며시...

 

 

 

 

'습작실(習作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사랑 보낼 글 순서  (0) 2022.10.08
너른 바다  (0) 2022.08.21
마른 오징어의 불만 外  (0) 2022.04.01
영성시  (0) 2022.01.27
연작시  (0)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