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실(習作室)

너른 바다

서문섭 2022. 8. 21. 21:10

큰 가슴은 떨어지는 폭포가 없다

옹색한 골짜기를 가르며

간드러진 산산山蒜 을 흔드는 일도 없다

흐르는 물은 산과 들을 지나

서러운 날 담아 바다에 보낸다

고요한 평화로 받아들이는

온유한 몸짓을 우리는 바다라 부른다

 

마음의 짐 내려놓고 가라

스스럼없이 받아 줄 것이다

테크로 놓인 갈맷길도 걸어 보자

손에 손잡고 동행할 것이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다

 

동백꽃 한 송이로 피어오르는 노을

그 붉은 심장에

풍진 세상 온전히 풀어놓고 가라

그리고 노래하라

낙심樂心이 그대의 것이다

 

저녁노을

 

검붉은 바다가 태양을 삼키는

노을 비낀 저 하늘 보거라

조각달 유유히 거닐어

낮인지 저녁인지 구분할 수 없구나

 

저문 햇살 머리에다 이고

달빛 취한 소슬바람에

흔들리어 저민 이 황혼

어느 세월이 놓고 간 아픔인가

 

중년을 넘어버린 세월

뉘엿뉘엿 날 보라는 해넘이 같은

저물어지는 길잃은 생의 길목

고뇌에 찬 삶이란 게

형체 없는 바람만 휙휙 불어

나를 외롭게 흔들며 지난다

 

'습작실(習作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연작 보낼 글 순서  (0) 2022.10.08
한 사랑 보낼 글 순서  (0) 2022.10.08
*비야 내려라* 外  (4) 2022.06.30
마른 오징어의 불만 外  (0) 2022.04.01
영성시  (0)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