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봄을 차리다

서문섭 2022. 8. 17. 16:21

숲속 그 달디 단 꿀벌의 집

겨우내 닫혔던 육각의 창 열고

복숭아 빛 붉은 뺨

연둣빛 봄 향기 불어오면

그대 꽃무늬 앞치마 둘러

우리 모여 앉을 식탁에

햇 봄을 차리세요

봄비의 리듬을 뿌린 향료에

초록 버무릴 은쟁반을 놓고

화덕에서 지글지글 타기 전

봄을 뒤집어 익히세요

아~참 그리고 포도주를 내 오세요

깨지기 쉬운 유리잔은 위험해요

핑크빛 사연을 뜨악하게

그대 앞에 엎질러도 보세요

봄 뜰엔 꽃들의 음악회가 열리고

전선줄 오선지엔 잇딴 음표

새들이 봄노랠 들려준다면 좋겠지요

노란 나비 넥을 걸고

잉잉 거리는 봄 속에 서 있을

그대 간지럼 타는 겨드랑이 쯤

떡잎보다 꽃등을 먼저 켤게요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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