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세상 살면서
뜨거운 것 한 번이나
물컹하도록 밟아 본 적 있는가
일억 년 전 몇 천도의 용암
그 마그마를 식히던
여름날의 짧은 소낙비였을까
바위 서책에 암각된
눈먼 비의 발자국들이
누군가 점자를 짚어가듯
비의 문장들도 살아있고
죽음도 꼿꼿하도록
저렇게나 뜨겁게 맨발로 건너갈 때
한줄기 시원한 판독 기억되는
비의 화석 남는다면
가슴 두드리는 빗발 같은 시詩
시詩의 화석이 되기까지
얼마나 뜨겁게 사람의 심장을
활화산처럼 녹여야 하는 건지...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