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화석

서문섭 2022. 8. 17. 16:42

그대 세상 살면서

뜨거운 것 한 번이나

물컹하도록 밟아 본 적 있는가

일억 년 전 몇 천도의 용암

그 마그마를 식히던

여름날의 짧은 소낙비였을까

 

바위 서책에 암각된

눈먼 비의 발자국들이

누군가 점자를 짚어가듯

비의 문장들도 살아있고

죽음도 꼿꼿하도록

저렇게나 뜨겁게 맨발로 건너갈 때

 

한줄기 시원한 판독 기억되는

비의 화석 남는다면

가슴 두드리는 빗발 같은 시詩

시詩의 화석이 되기까지

얼마나 뜨겁게 사람의 심장을

활화산처럼 녹여야 하는 건지...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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