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가을에는 울고 싶다

서문섭 2022. 8. 17. 16:40

한 나절 밀짚으로 엮은

여치집 속으로 들어가

초가로 엮은 처마 끝에

곤충 가슴의 맥박 떨판을 빌어

*찌르레기 처량한 울음 반열에서

실컷 한번 울어 보고 싶어지네

슬프지도 소란스럽지도 않게

벌레소리 듣기 좋은 한철

맑은 생 울음들에 도취되어 가는

호박꽃 초롱 환한 밭두렁과

무논에 개구리 떼 합창에

간간히 끼어드는 가을밤

우렁찬 소리의 소통

찌르륵 찌르륵 찌륵 찌륵

은밀한 밀교의 접속으로

사랑의 암호를 타전하다

울음소리,

그 파장을 조율하는 족속

격렬한 울음 유전자들

난생 그리움을 문지르면

묘연한 노래가 돈다하든가

*지르레깃과의 새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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