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라면
강의; 서문섭
시인은 아름다움을 위하여 죽는다
피의 짙은 아름다움에 취하듯
그 아름다움을 위하여 투쟁한다
믿었던 사람이었는데
도끼로 내 발등을 찍어!
막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시인은 그러기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하고
깨닳음을 알고 시를 써야 한다
그러듯 모두가 허사가 되는 것 아닌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왜 시인들은 모를까?
시인이 뭘하는 사람이란 걸
뭘 빼먹고 그냥 시인이 됐을까?
뻔뻔스럽게도 그렇게 우쭐거리며
시인이다 하면 그걸로 시인이 되나?
세상의 속물들 하는 짓
그대로 버리지 못하고
시정잡배 같은 심성으로 시를 쓴다면
시인의 글인 줄 착각하는 모양인데
도끼들고 내 발등을 찍어 어쩌겠다는 건가?
적어도 남이 인정한 시인이 되겠다며
무릎 꿇고 맹세할 땐 언제고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다며
가슴에 심겠다던 굳은 맹세는
다 어디로 갔는지 원
못된 짐승 엉덩이에 뿔 난다 했다
그 실력 가지고 시인으로 둔갑했으니
세상에 짐 하나 늘었구만 그려,,,
시인詩人은 시詩의 도구일 뿐
시인詩人 그 이름은
사람의 소유가 아니다
시인詩人의 주인은 시詩이다
시詩가 불러주는 시인詩人
그만이 진짜 시인詩人이다
세상 물결 어우른다고
어찌 시까지 멍들게 했을꼬
그러니, 시인들아 병든 시인들아
이젠 제발 시당에서 떠나라
떠나가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