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강의

시의 구조 1

서문섭 2019. 7. 7. 12:37

시의 구조 1

강의; 서문섭

행과 연;   *(이-메일 강의 완료) 
*평서형 문장으로 시의 첫 행을 시작하는 경우
이 평서형 문장은 시의 의미나 시인의 개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니 그의 형태야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말하자면 주어가 생략이 되 버리거나 혹은 일인칭으로 되는
경우가 있으며 사람이 아닌 명사가 주어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서 박노해 시인의 "월요일 아침"을 예문으로 들어본다.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우울하다
찌부둥한 몸뚱이 무거웁고
축축한 *내 영혼 몹시 아프다
산다는 것이 허망해지는 날
일터와 거리와 이 거대한 도시가
낯선 두려움으로 덮쳐누르는 날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병을 앓는다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로 나를 일으키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엄중함
*나는 무거운 몸을 어기적거리며
한 컵의 냉수를 빈속에 흘러 보낸다
푸르름 녹슬어가도록 아직 맛보지 못한
상쾌한 아침, 생기 찬 의욕, 울컥이면서
우울한 월요일 아침 나는 또다시
생존 행진곡에 몸을 던져 놓는다 
***주어를 계속 반복하지 말고 한 번 썻던 단어나 시어도
반복하여 쓰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 시는 작가가 시의 첫 행에 일인칭 주어인
나"가 나오는 예로 들었지만 여기에서 주어가 생략된다고 해도
그 의미 전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여러분께서 "나"란 주어를 생략하고 한 번 읽어 보자
그러면 그 주어의 생략으로 인해서 시적 분위기가
화자의 태도 등은 상당히 다르게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이 자리에 "나"라는 주어를 놓음으로써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오직 자신만의 삶의 모습이
확실하고 뚜렷하게 부각될 것이며 그럼으로써 그의 언술이
얼굴이 보다 솔직하고 진실성 있게 느껴질 것이다
주어인 "나"를 시인이 사용함으로써 거짓 없는 독백의 어조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듯 강하게 어필된 것이다 
다음엔 주어가 사람이 아닌 사물이 오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오장환 시인의 "북방의 길"이다
눈 덮인 철로는 더욱 싸늘하였다
소반 귀퉁이 옆에 앉은 농군에게서는  송아지의 냄새가 난다
힘없이 웃으면서 차만 타면 북으로 간다고
어린애는 운다 철마구리 울듯
차창이 고향을 지워버린다
어린애가 유리창을 쥐어뜯으며 몸부림친다
***두 예문을 올렸지만 평서형의 문장이 시의 첫 행으로 오는
에는 특정한 사람의 이름이나 구체적 사물의 이름,
관념어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제 여러분도 시를 읽으면 평서문이 나오는 경우에
그 구어들을 살펴보면 재미가 있을 것이다
 
리명이 시인의 글 "배 밭 속의 길"이다
고사枯死된 배나무 밭 사이로 길은 사라지고 없다
=("길"주어,,,직유법)

이미 반 년도 넘게 한쪽 옆구리가 기우뚱한
적산=(남의 재산) 가옥이 한 채
한 겹의 얇은 슬레이트로 내려앉으려는
하늘을 간신히 떠받들고 있다
떠나가고 없는 사람들
죽은 나뭇가지에
여전히 매달려 있는 죽은 배나무 잎사귀들
쿵, 쿵쿵쿵=(의성어는 될 수 있는 한 자제)
한 때는 저 잘 익은 먹골배의 씨방 속에
한 종지의 설탕물처럼 제법 흥건히 깃들었을
두근거림 따위는
완전히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누구든지 후려칠 기세로
앙상하게 배배 틀린 회초리 같은 배나무들
아직은 한 사나흘 더
죽은 나무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는 죽은 배나무들의 잎사귀들!
@@@이 시를 해설한 나는,
시詩 "길은 사라지고 없다"는 묘사로 시작되는데
우리는 마치 어떤 존재의 길들을 본 것만 같다고 한다
여기서 "주어" 길이란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이다
다음엔 제 3인칭인 경우를 예시로 들어본다
김상미 시인의 "사랑"이다
그는 남쪽에 있다
남쪽 창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가 보인다
나는 젖혀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젖혀진 내 몸에서
은 꽃들은 피어난다
붉은 꽃들은 피어나면서 사방으로 퍼진다
그의 힘이다
그는 남쪽에 있다
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길들이
내 몸으로 들어온다
몸에 난 길을 닦는 건 사랑이다
붉은 꽃들이 그 길을 덮는다
새와 바람과 짐승들이 그 위를 지나다닌다
시작과 끝은 어디에도 없다 8
##우리가 배우는 주제와는 고한 게 없지만 이왕 시를 읽었으니
이 시의 해설을 참고해 보자
*김상미의 사랑 노래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답고 절실하다
사랑하는 사람은 (남쪽)에 있다
이때 남쪽은 단순한 방향이 아니라 따뜻한 곳 생명의 근원인 곳이다
그곳으로부터 생명을 얻어 화자는 꽃 핀다
화자는 남쪽으로 젖혀지는 뿕은 꽃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화자는^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길들이/
내 몸으로 들어온다^고 말하고 그 길을 닦고 또 꽃으로 장식한다
그리고 그 길 위에 새와 바람과 짐승들처럼
화자의 그리움은 지나다니다
7)비유로써 첫 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이미 배운대로 비유는 -낯설게-하는 즉 시적 공간을 넓히는
장치를 통해 우리들의 일상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려
충격을 주기 때문에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크게 기여를 한다
유용주 시인의 $매운탕$을 읽어본다
도시는 거대한 솥
펄펄 끓는다
반짝이며 수 없이 반짝이는 고기떼들
썩은 고기들의 끝없는 악취
그래도 매운탕엔 향기가 나야 제 맛이지
깻잎과 미나리와 쑥갓을 듬뿍 넣고
소주 한잔 카아악!
어디선가 무지막지한 손이
자꾸만 장작을 가져와 불을 지핀다
%%%여러분은 물론이고 이 시를 읽은 독자들이면
누구나 당돌한 이 시의 첫 행에 관심을 가지고
다음 구절을 읽고 싶어질 것이다
이렇듯 비유를 첫 행에 씀으로써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여
시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박형준 시인의 ^^저녁별^^을 읽어본다 
작은 창을 두드리고 간 얼룩들
물 빠진 담벼락에 기댄 꽃대가
허공에 밀어올리고 있다
누구나 하나씩은
돌려보낸 바구니 
작은 창에
저녁별 들어와
그 환함이 오래오래
한 자리에 앉아 있게 할 때
먼 세상의 내륙에 가 닿아
갈대밭에서 우는 새들 
바구니에 담긴
가엾은 아이
소금처럼 단단해져 꽃대 위 머문다 
&&&비유와 이미지가 살아있는 시간이다
첫 행이 비유인 예로 올렸다 
000!!!!@@@@###***&&&
오늘 강의 끝

 
다음, 
 
가능한 한 예시를 많이 올려 여러분들이
시를 많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강의가 다소 딱딱 하더라도 잘 소화하길 바란다
그 날 수업과 관계없는 시라도 좋은 시가 있으면  소개를 하겠다
그 날 주제와 관계없는 특별한 상관이 없더라도
좋은 작품 읽기의 일환이니 양해하여 주길 바란다 
오늘은 김선우 시인의 ~물로 빚어진 사람~을 올린다 
월경 때가 가까워 오면
내 몸에서 바다 냄새가 나네 
깊은 우물 속에서 계수나무가 흘러나오고
사랑을 나눈 달팽이 한 쌍이 흘러나오고
재 될 날개 굽이치며 불새가 흘러나오고
내 속에서 흘러나온 것들의 발등엔
늘 조금씩 바다 비릿내가 묻어 있네 
무릎베개를 괴어 주면 엄마의 몸냄새가
유독 물큰한 갯 내움이 밤마다
왜 그토록 조갈증을 내며 뒷산 아카시아
희디흰 꽃 타래들이 흔들리곤 했는지
푸른 등을 반짝이던 사막의 물고기 떼가
폭풍처럼 밤하늘로 헤엄쳐 오곤 했었지 
알 것 같네 어머니는 물로 빚어진 사람
가뭄이 심한 해가 오면 흰 무명에 붉은,
월경 자국 선명한 *개짐으로 깃발을 만들어
기우제를 올렸다는 옛이야기를 알 것 같네
저의 몸에서 퍼올린 즙으로 비를 만든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들의 이야기 
월경 때가 가까워 오면
바다 냄새로 달이 가득해지네 
\\\ 이 시에 대한 남진우 님의 해설도 겻들인다
"달과 여인과 바다"
이 이미지의 연상망은 원형적인 만큼이나 상투적인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은 이를 기계적이고 작위적으로 연결시켜 놓지 않고
구체적이고 토속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제시함으로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인의 몸은 바다의 조류나 넘나들고
달의 운행하는 우주 공간으로 탈바꿈 한다
그것은 모든 것이 흘러나오는 무한한 생산성을 약속 한다
여인의 몸에서 ^퍼 올린 즙^이 비가 되어 내린다는 발상 속에는
풍요를 기원하는 대지모신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 시인의 시가 지닌 건강성은 요즘 젊은 시인들의 시에서 보기 힘든 에너지를 과시하고 있다
 

#우리가 #시詩를쓰는법

 

'시와 강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詩란 무엇인가?  (0) 2019.07.07
시 창작 방법  (0) 2019.07.07
시 쓰는 구조  (0) 2019.07.07
시詩를 쓰는 일이란?  (0) 2019.07.07
시 쓰는 일이란?  (0) 201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