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괴나리 인생

서문섭 2019. 11. 9. 10:40

 

 
최선을 다하지 못했는가
섬겨야 함에도 받기 원하던
 종이었는가
서운해버린 노을 속 
헤이즐럿 커피 한 잔을 음취하며
향기가 있음을 느껴본다
 
뜨거운 커피잔을 모아 잡을 때
살아 있었노라고
감사의 고백을 드려보자
마음이 녹아
파도처럼 밀려드는 행복감
내 그림자 잃어버린 듯
마냥 즐거움에 빠져들지를 않은가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친친 감아버린 수 많은 회로를
주저리주저리 다  훌훌 털고
값싼 고뇌를 풀어헤친 채
슬쩍 어디론가 떠났으면 좋겠다
 
예배당 담벼락에 붙은 담쟁이는
나의 손을 닮았는가
아니면 마음을 닮았는가
괴나리 봇짐 짊어 진 내 인생처럼
변화무쌍의 우주를 그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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