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산벚나무

서문섭 2019. 11. 26. 22:09

산비탈에 햇솜처럼

청조하게 핀 꽃

서 있는 나무에

저절로 눈길이 멈추어진다

눈에 띄지 않게 서 있다가

봄만 되면 온 힘 다해

끄트머리까지 기운을 내민다

 

한 잎 따 향기 맡고 싶으나

산벚이라는 이름에

어쩐지 품격이 떨어지는 느낌인데

세월에 변함도 없이

그래도 품세는 전통의 아름다움이다

 

가치를 알아주건 말건

고유성을 지켜 온 산 벚나무

피던지 말든지

산비탈에서 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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