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고인이 된 아버지께

서문섭 2019. 11. 24. 14:33

잊혀져가도 견딜만합니다

그리움 전혀 없는 것 아니지만

옛날처럼 못 견디게 보고 싶다든지

저녁 노을만 봐도 눈물짓는다든지

지금은 그런 일이 없습니다

 

어쩌다 이리 모질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애잔하던 그리움 어디에 가고

이러듯 태연하게 되었는

별 일 다 생각하며 버틴답니다

 

버티는 게 힘든 일일 터

때로는 좌절감 느낄 정도로

울고 싶을 때도 있다는 고백이 아닐런지요

그만치 피폐한 마음인지라

그립던 세월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어

긴 밤 다둑이며 지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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