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도 견딜만합니다
그리움 전혀 없는 것 아니지만
옛날처럼 못 견디게 보고 싶다든지
저녁 노을만 봐도 눈물짓는다든지
지금은 그런 일이 없습니다
어쩌다 이리 모질게 변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애잔하던 그리움 어디에 가고
이러듯 태연하게 되었는지
별 일 다 생각하며 버틴답니다
버티는 게 힘든 일일 터
때로는 좌절감 느낄 정도로
울고 싶을 때도 있다는 고백이 아닐런지요
그만치 피폐한 마음인지라
그립던 세월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어
긴 밤 다둑이며 지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