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슬픈 사슴 한 마리
짙푸른 바다에 누어있다
피맺힌 목구멍으로 에도는
섬의 노래가 물안개 되고
광명 없는 땅 솟아
하늘에다 주먹질 한다
밤 되면 별로 쏟아지는
그리운 얼굴들
껴안을 손가락도 없고
바라보는 눈빛도 없어
일렁이는 거울
늘 바람에 깨어지며
침실을 차지한 외계인
나날이 나날들이 살쪄만 가는데
조약돌에 시나브로
죄인인가 싶어 세월을 벗긴다
아! 부르짖고 깨물어도
대답 없는 억겁 세월
이 괴로움 다 씻어버리고
큰 물결 밀려오면
나 일어나 흰 구름 타고
그대에게로 달려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