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출렁이는 들녁엔
받아놓은 밥상 같은 알곡들이
넓은 논배미마다 곳간을 채우고
종소리 들리는 초등학교
글 읽는 아이들의 눈동자가
산머루 알처럼 까맣게 익어만 간다
해님 달님 놀다간
호랑이 피 붉은 수수밭 지나
송아지 부르는 밭두렁에
노란 햇 호박이 긴 탯줄을 감을 적
코스모스 핀 신작로 길 따라
고추잠자리 떼 날으는 하늘하늘
이랴이랴 소달구지에
열무 단 싣고 더수장에 가신 아버지
오늘은,
은빛 갈치 한 손 사들고
밀짚모자처럼 웃으시며
오실 것만 같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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