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문학(詩,文學)

한 줄금의 비

서문섭 2020. 4. 12. 12:28

멀리 바라보아도 또렷했던

들판의 윤곽들이
흐린 기억처럼
머릿속에서 사라질 즈음
한 동안 불임하던 나목에
점등 되는 비의 알갱이가
깊숙이 스미어 들어
구근을 건드리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에
아직 때이른 감 있지만
시린 마음 읽어야 하는
한 줄금의 봄비
수유須臾스레 재촉하는
봄을 부르는 단비다
봄으로 오는 길목
추적추적 몇 줌 내려서
사랑의 통증 느끼게 하는
봄이었음을 그대는 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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