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 5집

한잔의 커피 5

서문섭 2021. 1. 17. 13:45

한잔의 커피를 나누고 싶다

알알이 뭉쳐있는 똥고집들
너끈히 명상에 잠긴 듯한
물속에서나 풀어져야 할
하늘땅 맞붙어 도는 틈 사이를
아찔하게 빨려 들어가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야 할 것,

달구어진 물병 온도에서
찢김까지 참아내야만 한단다

부드러운 양심을 우려낸
잘 섞인 흰 크림 덩이들
변질도 죄드란 말인가
누런 설탕 달착지근한
축복의 성수가 이어코 뿌려지고
맛의 진화가 드디어
부드러운 한 컵 시작을 위한
웃음 한 방울 물기를 쥐어짜며
다시 뜨겁게 뭉쳐지는 소신,

한 잔의 성찬이듯
다과 살점 뜯으라 전하는 
커피 타는 아낙의 코너 
그대의 오지랖 넓은 소리가 
종교처럼 깊은

성스러운 아침을 흔들어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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