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이 없습니다
바람이 붙잡고 소리치며 흔들어도
허공에 온몸 스치는 바람의 비명뿐
가지 꺾이고
핏빛 발부리 드러나도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시린 날 나뭇잎 다 지고
벌거벗은 겨울 강 건너
봄이 다시 찾아들면
더 푸른 잎으로 팔랑일 것입니다
그는 알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입은 많은 상처도
시간이 흐르면 일어나는 소중한 삶이
검붉은 등걸이 된다는 것
그는 하늘 향해
빈 팔 벌리고 있습니다
새 깃들이고 다람쥐 뛰노는
시원한 그늘 주는
더 큰 온유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