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판소리 한 대목
어허이 폭포수 득음정지나
산 나이테 두른 차밭 골 오르면
차 꽃 튀밥처럼 터지는 지절
이슬 같은 애기사과가 대롱대롱
초가을 색 품으며 익어가고
척박한 차밭 일구다
청산에 묻힌 두 봉 어르신의
고단했던 삶을 생각한다
호위무사 삼나무 편백나무
좌우 빽빽하게 들어서 잇고
숲길아래 물봉선화
촌색시 수줍은 치맛자락처럼
연분홍빛이 봄소식 같다
시詩동행이 된 시인들과
녹차아이스크림을 나누고
나도 가고 너도 가야 할
연애사 이별노래 부르며
녹차축제 난장 터 지나는데
현란한 가위춤 엿장수
가위질 막춤이 즐겁고
누더기 각설이에 음담패설
익살 좋은 넉두리춤은
지나가는 행인을 불러 앉힌다
돌아오던 길 다관에 차를 우리며
쪽진 머리 달빛차 따라주는
여인의 가을 향기가
황차의 남도 노을빛으로 은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