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배聖杯
무릎 꿇어 떨림으로
당신을 받습니다
잔에 부으신 목숨이 너무 커
감당할 수 없는 바다가 되고
거룩한 숨결 마른 뼈에 불어와
열어주신 하늘 가득
불멸의 생명으로 피어납니다
찢기고 허물어진 누더기
싸매시고 고치시는 임마누엘
보혈의 목마름 없는
샘물 되어 넘쳐흐릅니다
씻기고 일으켜 허락하신
영생과 육신 속에 고이 간직하고
만 가지 촉수로 깨어나듯
눈빛 따라 달려가는
찬양하려 합니다
만왕의 왕이시여
은총 가득 채우시는
잔을 높이 들어
이 잔을 마시게 하소서
작은 예수 (나귀)
부름을 받아 갑니다
휘날리는 백마의 갈기도 없고
천리를 달리는 준마의 발굽도 없는데
힘없고 연약한 이 몸 쓰신다 하여
누군가가 겉옷 벗어 안장 지우고
바닥에는 주단을 펴 줍니다
종려나무 가지 하늘 덮었고
호산나 찬송 메아리칠 때
이 길만이 보좌에 오른다 싶어
무릎 꿇고 엎드려 봅니다
잠시 짊어진 사명
쓰러질 듯 힘겨워도
어찌 십자가라 하오리까
나,주의 것 십자가 나의 영광
나의 기쁨 메고 갑니다
삶의 의미 지고 갑니다
주의 몸 흔들리실까 봐
내 뜻대로 뛰지 아니하고
주님 낮아지실까 봐
고개 숙이고 걸으며
내 발걸음을 세며 갑니다
나에게도 귀한 몸 의탁하신
나의 왕 나사렛 예수
부활
영혼의 겨울이 도망치는 길목
봄바람 불어 꽃비 내리고
이파리 하나 나지 않은 검은 줄기에
하얀 꽃송이 피어 하늘 덮었네
요단강 건너 우주 폭발 일어나
사망 잉태하는 캄캄한 지구의 자궁
분실된 영혼들 돌아와 눈을 뜨는 아침
무저갱으로 흘러가는 절망의 강물 위
영원한 허무 단번에 사라지고
천연색으로 밝아지는 기적의 아침
그것은 영혼 삼키는
포학暴虐한 어둠에 일어선
불멸의 빛이네
영생의 뜻 알 수 없는 죽음의 나라
새 하늘 열리고 시간의 주인 오시어
끝없이 저물지 않는 해를 주시네
낙원의 삶 은하수처럼 영원하고
죽음이란 말 모르는 무한 생명이네
천지창조 하신 첫째 날
하늘의 왕 이 땅에 오신 둘째 날
죽어야 할 것들
영원히 살리신 위대한 부활의 날
사랑과 성령으로 이루신 무궁한 은혜
그것은 제삼일 셋째 날이네
그림자
발목 붙잡고 따라간다
빛 앞에 서면 뒤로 가고
빛 가운데서면 땅속에 숨고
빛 짊어지면 앞으로 달려가는
그림자 아담의 슬픔,
땅에 사는 날 동안
하늘을 뒤로하고
메아리로 살아가는 영혼
춤추는 검은 허상처럼
날마다 자기만의 꿈을 꾼다
불타는 황홀한 저녁노을
유장한 가슴으로 들이마셔
십자가 끝에서 노래하는 그 날
*노마드 실루엣 내려놓고
드디어 영광의*아우라 입으리라
*노마드(프랑스어)유목민 방랑자
*아우라(aura)후광이나 광채
예수님의 머리에 둘러싸인 후광
4,욥의 일기
많은 사람들은 나를
동방의 의인이라 부른다
살아가면서 죄를 짓지 않았고
양심에 반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
자녀들까지도 혹 범죄 할까 봐
노심초사 관리를 했었지
늘 연회를 베풀며 가족과 이웃에게
관대한 자비도 실천했고
삶이 형통했으며 재산도 불어났다
양이 칠천 마리 낙타 삼천 마리
소가 오백 겨리 암나귀가 오백 마리
거느린 종도 엄청 많았다
그러나 갑자기 하루아침에
자녀 종 재산 심지어 건강까지 다 잃었다
졸지에 인생이 망하고 말았다
속 좁은 아내는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며 독설을 뱉는다
친구도 셋이 있는데
엘리바스 빌닷 소발이다
그들이 찾아와 내 꼴을 보더니
옷을 찢고 티끌을 날려 머리에 뿌리며
통곡하면서 칠일 동안이나 말문이 막혀
아무도 입을 여는 자가 없었다
나는 너무 고통과 아픔이 엄습해오면
날카로운 돌 조각이나
깨진 기왓장으로 온 몸을 긁었다
진물이 발에서 머리 끝까지 흘러내렸다
나는 생일을 저주했다
그날이 캄캄하였더라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아니하셨더라면
빛도 그날을 비추지 않았더라면
어둠과 죽음의 그늘이
그날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였더라면
구름이 위에 덮었더라면
흑암이 그날을 덮었더라면
그 밤이 캄캄한 어둠에 잡혔더라면
해의 날 수와 달의 수에 들지 않았더라면
그 밤에 자식을 배지 못하였더라면
그 밤에 즐거운 소리가 나지 않았더라면
그 밤에 새벽 별들이 어두웠더라면,
어찌 내가 태에서 죽어 나오지 아니하였든가
어찌하여 무릎에 날 받았든가
어찌하여 내가 젖을 빨았든가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휴식도 없고 불안만이 있구나
이토록 고통이 심하게 임했다
세 친구는 말하기를 죄 없이 망한 자가 어디 있고
정직한 자의 끊어짐이 어디 있냐며 조롱하였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입으로 범죄하지 않았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다
끝내 하나님은 나를 축복해 주셨고
모든 것을 회복해 주셨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우주의 주인이시며 창조주이시다
검정비닐의 고백
비록 내 모습 검다 하여도
마음은 비단이랍니다
쓰레기 오물에도 가슴 열고
흙 묻고 생선비린내
결코 외면 하지를 않습니다
지체 높은 하얀 얼굴이거나
꽃무늬 반짝이는 아름다운 가인처럼
호사는 아니어도 나는
내 일을 한답니다
그리 태어났어도 이 땅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감사하지요
오늘도 작은 것 담아
그대 손잡고 갑니다
가난한 것 초라한 것 대신 품고
부끄러움을 가리워 드립니다
13, 더러는 좋은 땅에
땅이 바다를 가르며
이산 저산 손을 잡고
둑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닷물은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랜 날 햇볕에 말리어
소금이 되자
황새 두루미 내려왔다가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담수지가 없어
하늘에서 내리는 비로
염기를 빼고
좋은 흙 실어다가
개토로 일군 옥토
황금빛 출렁이는
가을이 있었는데
기후변화로 생긴 태풍에
둑이 깡그리 무너져
염분에 농사를 망쳤습니다
비를 자주 받을 수 없는
농부는 쇠약해지고
추수한 알곡 모아둔
십자가 등불 켜진 곡간에는
가라지도 있었습니다
다시 하늘이 무너지고
눈물이 바다를 덮으면
그때는 낫을 들고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마3;12 마13;8
믿음이란
믿음이란 자신을 맡기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을 보시고
나를 구원해 주십니다
믿음이란
내가 하나님 앞에서 일하는 게 아니고
하나님이 내 안에서 일하시는 것,
믿음이란
나의 가치관이 하나님을 바꾸지 않고
하나님의 가치관으로 나를 바꾸는 것,
내 욕망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내게 이루어지는 것,
믿음이 나의 도구가 아니고
내가 믿음의 도구가 되는 것,
믿음이란
하나님의 것으로 나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입니다
*너희가 믿음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고후; 13장 5절
14,눈사람
눈사람(2022년12월雪)-
주먹 눈 굴리어
눈사람 하나 만들었다
입은 눈을 먹고
눈 내리는 소리 보고 들으라
눈 귀 만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너는 눈이니 눈으로 돌아가라"
흙에서 온 사람 흙으로 돌아가고
그대 눈사람
하늘에서 내리는 맛나 먹고
하늘로 돌아가라
덧없는 인생 허물진 삶
*주홍 같을지라도
거룩한 빛에 눈같이
희여진 사람
*이사야1; 18
하늘로부터
지금,
꽃잎 자락 펄럭여 깨운 바람은
나뭇가지 끝에서 울부짖으며
마음 모롱이에 서성이던
그때 그 바람이었소
잠 못 이루는 밤
창문을 흔들어대며
돛 올려 배 떠나게 하듯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게 하던
그때 그 바람이었소
뜨거운 바람이었소
세상을 불질러 버릴
꽃들이 불타는 바람
불 바람이었소
맞바람 뒤바람
옆바람 습한 바람도
살아남지 못한 바람이었소
세상에서 없어지지 않는
가슴에 살아 있는 숨 바람
태워져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잿가루 뒤집어쓰고
춤을 추는 바람이오
사도행전2 ; 2
내가 사는 성은
내가 사는 성은 높고 견고한 성벽
언제나 왕이 있어
하얀 깃발 높이 휘날리며
아침저녁 평화의 나팔소리
울려 퍼지는 곳
숲속의 새들 푸른 하늘 날아오르고
다정한 호수에 토실한 사슴가족
그림자가 일렁이면
거북이 짧은 목 길게 빼고
한 백 년 느릿한 기지개 펴는
아침이슬로 단장한 머리
신랑인 양 막 솟아오른
햇살에 방긋 웃으면
잠을 깬 나비
실바람 위에 앉아 나들이 가는
착한 해님이 동네 한 바퀴 다 돌면
송아지 어미 찾아 마중 나오고
밥상 짊어진 농부의 지게 위에
노을이 앉아 감사의 만찬이 익어가는
내가 사는 성은 높고 견고한 성벽
언제나 왕이 있어 하얀 깃발 휘날리고
예배당 첨탑 사닥다리로
하늘이 내려와 사는 곳
시편18 ; 2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땅에서는 햇빛 가려
우울하게 하던 구름이
추수 때에 비가 될지 모르는 일
하늘에 올라 보니
햇빛 물든*극세사極細絲
아름다운 솜털이다
해-설피 구름바다는
시속 칠백 킬로 날아도 안식 주는
눕고 싶은 황홀한 이불이다
땅 위에 살며 검게 타버린 가슴도
높이 올라 내려다보면
아름답게 하는 하늘의 비췸이다
위에 있는 것 눌리지 않아
깨달음 많큼 자유를 얻는다
날아라 구름 위로
나는 주님 등에 업히다
요21; 15~17
성소에서 일어나시는 야훼
야훼께서 일어나신다
성소에서
척량 줄 하나 들고
내 믿음 얼마나 좋은지
혹은 아닌지
아니면 강한지
또한 약한지
야훼께서 일어나신다
저울 하나 들고
내 믿음의 함량
풍족한지 부족한지
야훼께서 일어나신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피 흘린 흔적의 손
채찍 하나 들고서
내 삶 구석구석 살피신다
비둘기 날갯짓에
양 울음소리 가득한
돈 바꾸는 상 있는지
성전에 거룩한 감람유
등대 하나 밝혀두고
향불은 보좌 향해
피어오르는지 아니 오른지
야훼,성소에서 일어나신다
슥2 ;13
거목
저 나무 하늘에 닿았다
몸에 두른 갑주
등짝 두꺼운 거북들이
그 나무를 타고 오른다
비바람 눈보라에
혹여 발톱 뽑힐까
피나도록 버티며
땀 흘려 쌓아 올린 하늘정원
잔가지가 잠시 흔들릴 뿐
묵묵히 서 있는
그 숨소리 고요하고
목소리 부드러웠다
향취가 구름 끝에 퍼지고
가슴 넓어 넉넉한 그늘
그들의*요람搖藍인
푸른 비행 우주정거장
*나무나 고리버들 또는 쇠로 만든 유아용 침대
시46; 1~3
니느웨 다시스
그대의 섬에 가려던 날
바람이 심하게 불어
우물쭈물 배를 놓쳤어
구름이 잔뜩 낀 하늘 보고
우산을 들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만 흠뻑 젖고 말았지
천사들도 베적삼 건네주지 못하고
내밀 듯한 너의 손도 못 잡았으니
어쩌다 마음 굳히지 못함이
후회스러워
옳고 그른 일에 선 긋고
고난도 각오를 해야 한다면
한 번뿐인 인생의 기회
우물쭈물하다가는
때를 놓치고 말겠더라고
욘1 ; 3
가시나무 십자가
가시관에 찔려 흘린 피
마음의 죄악까지
다 씻어 내림을 몰랐습니다
못 박힌 손과 발 옆구리
애써 보지 않으려 눈 돌렸으나
어느덧 감싸 안으며
잠시만 기다리라 하십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일이
어둠에서 광영의 빛으로
환하게 비추임을 봅니다
고난의 길 걸어가신
십자가의 사랑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롬5; 8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나그넷길 서러워 본향이 그리울 땐
보좌 앞에 흐르는 생명수 강가
거문고에 맞춘 새 노래 부를 날
떠올려보기로 하자
고달픈 하루가 지나고 나면
시온의 대로도 가까워지니
멀리 사랑하는 이 마중 나오는
꽃마차 소리 듣게 되겠지
선하게 걸어온 눈물의 골짜기
왜 아니 아름답겠는가
두 눈 맺혔던 이슬방울 헤아려
진주보다 영롱한 보석으로
이마에 송알송알 맺힌 땀방울들
미소에 담은 상급으로
받을 상 왜 아니 주시랴
저 멀리 시온성 황금 불빛
마음 깊숙이 담아두기로 하고
영원의 의미 아픔을 상쇄하며
앞에 놓인 고난의 강가에서
행복한 뱃노래나 즐거이 부르자
즐겁게 부르기로 하자
롬8 ; 18
일어나 빛을 발하라
하늘로 치솟다가
양쪽 어깨 어디쯤
날개가 돋쳤는가
곤두박질치면
물소리 좔좔 들리고
향냄새는 침샘을
사정없이도 자극 한다
강한 바람에
지진이나 불꽃 튀어도
음성 없는 로뎀나무 밑에선
방황 되고 힘들어서
세미한 소리 들을 수 없단다
이젠 날 부르지 마세요
소망 홀로 꿈꾸다
쓰러져 울게 하세요
한없이 울게 하세요
왕상; 19: 4~12
물길처럼
사람이 걷는 길도
끝이 환하게 보이면 좋겠다
그래서 머무를 때 되었거나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짐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굽이쳐 흐르다가도
거친 바위들이 보이면
몇 걸음 에돌아 훌쩍 돌아가고
깊은 수렁이 보이면
잠시 기다렸다가
그 안을 넉넉히 채우고서
비로소 넓고 푸르른
새벽 강에 다다른 냇물같이
사람의 길이 그러하듯
낮을수록 깊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참 좋겠다
시69;1~2
사는 동안
나는 지금
당신의 사랑을 말합니다
나그네가 살아가는 내내
내 마음 모든 생각들을
함께 고민하고 살았음을 압니다
세상에 파묻히면
곧바로 깨우쳐 일깨우고
때때로 가야 할 길 선보이며
힘주듯 권면도 했습니다
이해될 수 없었던 일도
시간이 흘러 지나놓고 보면
분명 마음속 감응의 빛으로
밝게 피어납니다
삶에 남기신 이것저것
나그네 동행의 흔적
내 앞에 걸어가신
당신의 뒷모습입니다
눅24; 32
동현교회(신의 산)
이 산을 딛어 사람을 바라다보는 나의 잘못된 간절함이
숲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게 했고 산수도 흐리게 하였다
이 산의 숲을 향한 잘못된 허세로 인해
유희로 믿어왔던 가닥 없는 마음,
이제 남김없이 훌-훌 벗어버리고
적신으로만 서 있을 순수함 어디에서라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잘난 척 자만을 떨어대며 젊음이 영원하리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산을 온통 흙비로 흩뿌리게 했던 지난날의 행위들이야말로
밧줄을 타며 곡예를 하려는 어릿광대와도 같은
꾀죄죄한 옷차림에 너울대는 한낱 춤사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은 깨달아지게 되는 것 같다
세월을 너무 많이 허비했던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이
아직은 낯선 길이라서 지휘봉 끝은 무딤일 런지
나이도 잊은 채 힘을 과시해 보려는 문외한인의 오욕이 될지
이도 저도 아니면 무지에서 비롯된 아집과 교만에 사로잡히게 될 런지
장담하지 못할 나의 앞길에 은근히 두려움마저 들게 한다
어찌하여야 좋단 말인가 두렵고 떨리기만 하는데,,
무릎을 꿇고 조용히 나를 돌아보며 기도하여 본다
소리 없이 들려오는 나지막한 감동인즉슨
세 개의 못으로 살을 찢는 망치 소리가로 들리는 것 같았다
애써 끄덕여 맞을 거라 생각을 하면
"그래그래 그 말이 맞네 ''
자신을 낮추지도 못한 어리석은 자처럼
저리 높고도 푸르른 높은 첨탑에 올라 우뚝 서서
나 자신 마냥 겉 노래만 청정하게 불러야 하는 건가
숲에서 조용하게 흐르는 물소리나 만들고 순풍을 만들며
하늘 맑히는 새 푸르름 더불어
산새 깃들일 안식처 만드는 일은 언제까지 늦출수 있을지"""
신神의 산을 감상하는 것도 좋으나
이왕지사 올라섰다면 그 산의 체취를 직접 느껴보는 것도
옹골진 산을 더 푸르게 가꾸는 일이 아닐까 한다
비록 낮지만 골이 깊어 중후하며
평범하지만 올망졸망 다양하여 겸손하다 할지
정작 정상에서의 장쾌한 위엄은
자신을 쉽게 내어주는 포용력에
결코 처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 것 같았다
죽은 자처럼 달콤한 치사량에 취해
있는 듯 마는 듯한 알의 썩은 밀알로 남길 바라리라
그리고 영광을 받으실 찬양이 끊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질 때
비로소 나는 화음을 지켜내는 수문(水門) 자가 되었다 하지 않겠는가
산세가 있고 조망이 있는 산
호산나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산
무릎을 꿇어 비손하는 마음
찬양이 메아리치는 아름다운 산이 되기를 꿈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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