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털장갑 속까지 침묵하는 계절,
꽃돼지처럼 마음이 꿀꿀한 날
유리 온실의 속성에 웃자란
겨울 정원을 찾아
향기로운 꽃집엘 갑니다
아직은 필 때가 아니라며
비닐 콘돔을 둘러쓰고
생각만으로 버텨야 하는
마법에 걸린 꽃들.......
다발의 시간을 리본에 묶다 말고
변절한 애인처럼 시들한 그녀,
엎드린 주름치마에 숨겨진
꽃의 성감대가
손풍금처럼 활짝 펴진다.
내가 진한 농을 걸 때마다
끊어진 퓨즈를 이어 놓은 듯
연분홍빛 불이 켜진 표정에
말나리 꽃술 같이 끈적거리는 체액
내 웃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
잠귀 밝은 꽃들이 엣취!
알레르기 돋아 가려운 오후,
축축해진 오아시스 위에
초록 슬립을 걸치고 비슷이 누운
그녀의 간지러운 겨드랑이처럼
가지 친 꽃들이 상생의 체위를 잡으면
아~~진한 꽃의 암내
구토처럼 토하고 싶은
울렁거림의 시를
꽃 멀미하듯 그대 앞에
쏟아내고 싶었습니다
2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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