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참새

꽃 멀미를 하다---ㅇ

서문섭 2022. 7. 18. 09:10

벙어리 털장갑 속까지 침묵하는 계절,

꽃돼지처럼 마음이 꿀꿀한 날

유리 온실의 속성에 웃자란

겨울 정원을 찾아

향기로운 꽃집엘 갑니다

아직은 필 때가 아니라며

비닐 콘돔을 둘러쓰고

생각만으로 버텨야 하는

마법에 걸린 꽃들.......

다발의 시간을 리본에 묶다 말고

변절한 애인처럼 시들한 그녀,

엎드린 주름치마에 숨겨진

꽃의 성감대가

손풍금처럼 활짝 펴진다.

내가 진한 농을 걸 때마다

끊어진 퓨즈를 이어 놓은 듯

연분홍빛 불이 켜진 표정에

말나리 꽃술 같이 끈적거리는 체액

내 웃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

잠귀 밝은 꽃들이 엣취!

알레르기 돋아 가려운 오후,

축축해진 오아시스 위에

초록 슬립을 걸치고 비슷이 누운

그녀의 간지러운 겨드랑이처럼

가지 친 꽃들이 상생의 체위를 잡으면

아~~진한 꽃의 암내

구토처럼 토하고 싶은

울렁거림의 시를

꽃 멀미하듯 그대 앞에

쏟아내고 싶었습니다

 

2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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