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탓인지
온 삭신이 찌뿌둥한 게
푹 삭은 파김치가 아니냐
눈엔 살아있는 물고기가
뛰어놀아야 하는데도
병든 달구새끼 마냥
촛점이 흐리멍덩하다
티브이에서 나오는 뉴스도
재미가 하나도 없고
웬 시시콜콜하게
죽어 가루가 된 화천대유
천화동인 가십성 위세
무엔들 허무한 바람이다
비가 따라지는가 싶더니
해님이 나오기도 하고
호랭이가 장가를 가는지
아니면 여우가 시집을 가는지
왔다리 갔다리
다시금 한 방울 두 방울
개구리 뒷다리에 힘주듯
구름 끼리 달려든 입맞춤에
불호령이 떨어지겄네
잠이나 청해봐야 할지
혹여 꿈을 꾸게 되면
피안의 세계 찾을 수 있을까
살아 있는 내가 아니냐
아무렴 죽음의 연습은 아닐지
내 영혼이 신을 찾아
나그네 숨찬 인생길에서
옷 솔기 여미어 볼 것이다
벼락 치는 새벽하늘에
금방 쏟아질
허무함만 쌓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