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비 내리는 날이면
빗물 되어 오시는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약속도 기약도 안 했지만
가을이 오면 오시리라 믿고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보고픔 그 하나만으로
말없이 기다려 온 당신의 향기는
그리움의 간절함 뿐이지만
행여 잊지는 않을까
내 안에 꼭 가둔 채
당신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고독은
때론 슬픔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고통을 멈추고
빗소리에 귀 기울여봅니다
행여 당신의 발자국소리 놓칠까 봐
소망의 길
인간 띠를 잡는다
고달프고 험준한 삶
이생에 가득한 꿈들을
긴 어둠속에서 불러 모아
땅속에 흩어놓는다
이토록 방황이 되고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누항의 그늘에 가려
가식의 소리만 요란할 뿐
내가 가야하는 곳은
소망의 끄나풀 붙잡고
영원한 나라로 내달리는 것이다
피곤한 하루
날씨 탓인지
온 삭신이 찌뿌둥한 게
푹 삭은 파김치가 아니냐
눈동자엔 살아있는 물고기가
뛰어놀아야 하는데도
거울을 쳐다보니
병든 달구새끼 마냥
초점이 흐리멍덩하구나
티브이에서 나오는 뉴스도
재미가 하나도 없는 게
원 시시콜콜하게
죽어 가루가 된 화천대유
천화동인 가십gossip 성性 위세
뉴앙스 힘겨루기가
무엔들 허무한 바람이다
비가 따라지는가 싶더니
해님이 나오기도 하고
호랭이가 장가를 가는지
아니면 여우가 시집을 가는지
왔다리 갔다리
다시금 한 방울 두 방울
개구리 뒷다리에 힘주는 듯
구름 끼리 달려든 입맞춤에
불호령이 떨어지겄네
잠이나 청해봐야 할 일
혹여 꿈을 꾸게 되면
피안의 세계 찾을 수 있을까
살아 있는 내가 아니더냐
아무렴 죽음의 연습은 아니겠지
내 영혼이 신을 찾아
나그네 숨찬 인생길에서
옷 솔기 여미어 볼 일이다
벼락 치는 밤하늘에
금방 쏟아질 것 같은
허무함만 쌓이네
나로도에서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살아서도 여기에 있고
죽어서도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라면
청산이 나를 불러 산이 되라 할 것이다
그 곳이 곧 청산이라면 내가 가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에 위치한 외나로도 땅 봉래산을 찾아서
부산에서 하루 만에 다녀오려면 발싸심 빠르게 서둘러야 한다
부산에서 고흥까지만 해도 약 4시간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일로 바다주변과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기에는
아무래도 빡빡한 시간이 걸릴 것이 뻔한 사실이기에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소설 (조정래) “태백산맥”의 고향
순천인터체인지를 내려 다시 벌교를 경유하면
보성과 고흥을 가르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여 길을 열면 고흥읍까지 갈 수 있다
외줄기 차도를 따라 뭍폭이 겨우 2km 남짓한
가느다란 지협을 통해 가까스로 섬을 면한 고흥은
과연 어떤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애당초 겨울의 깊은 맛이 짧은 고흥은 이미 보리와 마늘이
마치 봄의 계절이라도 된 것처럼 제법 키가 장대해졌고
다도해의 열풍까지도 하나의 낭만을 이끄는 듯한
순풍의 자연을 자연스레 접하게 해준다 할 것이 분명하다
고흥 앞바다는 쪽빛보다 더 푸르고 아름답다
한반도의 그 어느 곳보다 제일 먼저 푸르른 연초록들판,
햇살보다 더 반짝이는 듯한 갯벌의 반짝임이 에두른 곳이라면
바로 이곳이 천혜의 공간이자 생의 터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리라
고흥은, 동쪽으론 여자만과 순천만이 있고
서쪽으로는 보성만과 등량만이 있으며
170여개의 올망졸망한 수많은 섬들이 자리한
그야말로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우리나라 한반도의 막내 땅인 셈이다
물찬 풍선 목처럼 벌교로부터 길고 좁게 뻗어 내린 진입로 끝에
뭍의 끝자락 고흥이 있다면
그 너머에는 고흥의 맏 섬 내 나로도와 외 나로도가
뭍을 향한 튼튼한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다
연륙교가 놓이면서 뭍으로 편입된 나로도는
우리나라 우주 센터가 있으며 이곳 주위의 해변 풍경 또한
참으로 보기 드문 절경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다리로 연결된 내 나로도(동일면)와 외 나로도(봉래면)가
마치 여러 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의 시위를 받고 있는 듯싶다
나로 대교로 뭍과 연결된 내 나로도는 외 나로도에 비해서
뭍에서는 더 가깝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손때가 적게 묻은 곳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을 하여 들어간 곳에
덕흥해변 경사지가 있는데 층층이 자리한 다랑이 논이 펼쳐져 있어
푸르게 채운 보리밭과 마늘밭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관광객들이 주로 외 나로도를 찾았단다
외 나로도는 내 나로도에서 다시 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센터가 들어서 있는 곳으로
내 나로도에 비해 해안선이 아름답고 흥미로운 곳이다
300년이 넘은 곰솔 뭍에서는 가깝지만 오염이 되지 않은 곳이다
나로도 해수욕장도 유명하다하지만
염포, 하반, 창끝, 창포 등의 해안 마을은
아름다움에 겨워 정겹기까지 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유람선도 이용할 수 있고
검은 공돌로 가득한 염포 갈맷길도 킾 포인트라 하고 싶다
또한 일출 보기에 좋은 곳은 반대편 하반 쪽 마을인데
우주센터가 들어서 있는 중심지이다
일출을 감상할 포인트는 몽돌 해변입구라 할 수 있고
예내, 예당마을과 창포, 중창개, 창끝 같은 해안 마을에서는
무릎까지 휘감은 보리밭이 백미라 하겠다
필자는 다시 예내고개에 도착해
우측 산 방향으로 난 포장길을 따라 주차장쪽으로 향해본다
그 곳에 주차를 하고 나서 산행을 시작하면
원점회귀도 할 수 있고 해산물도 풍부해서 눈요기를 즐기기에 좋다
나로도는 지리상으로 볼 때 고흥군 포두면 끝자락에 위치하지만
행정구역 상으로는 고흥군 봉래면에 속한다
봉래면 신금리에 수협위판장이 있는데
나로도를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찾아 볼 일이다
여느 해변이든 파시를 이룬 곳이라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지만
이곳은 삼치 파시의 명성이 자자한 곳이리라
원래 가을철이 돼야 삼치를 즐겨찾을 수 있겠으나
계절과는 관계없이 언제든지 삼치 맛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해산물을 비롯해 모든 음식의 진수(珍羞)를 맛보려면
고흥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는데
한정식과 백반만 내놓는 식당이 제법 많단다
상차림은 4인상 기본이 10만 원에서 사람 수에 따라 다르지만
싱싱한 회와 떡갈비 그리고
생선구이 바지락 회 무침 간장 게 등이 제공되는데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미리 예약을 해야 시간을 절략하개 된다
정이 묻어있는 따스한 남도의 땅 고흥은
이방인이 아닌 진정 텃새의 주인으로써
영원히 함께 공존해야할
어머님의 품속 같은 곳이라 하고 싶다
'습작실(習作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副牧師 (1) | 2022.12.13 |
---|---|
문화재단 (3) | 2022.11.30 |
류 (0) | 2022.10.31 |
산행 후기 보낼 글 순서 (0) | 2022.10.14 |
산문 보낼 글 순서 (0) | 2022.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