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춥고 긴 겨울입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가
캐롤송을 밀어냈습니다
옷깃을 더 단단히 여미고
지갑을 더 꽁꽁 닫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식을 뒤집습니다
가난한 지갑을 열었습니다
찬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온기를 기꺼이 나눴습니다
어렵고 힘든 세상에서 말입니다
내가 보고 듣고 그러듯 그랬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교회에서는요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 성도수가
요즘에 와선 확 줄어버렸습니다
주님의 성전을 통한 사랑과 섬김을 받기 보담은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과 기저질환자들이
발걸음을 세상으로 돌렸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요
코로나 백신 소식에 그나마 희망을 가졌는데
그나마 별 신통하지가 않습니다
이상야릇하고 아이러니 합니다
옛 적엔 살기가 힘들면 너, 나 할 것 없이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되던데
힘들고 어려운데도 이번 일은 아닌가 봅니다
그래서인데요
모든 것이 얼어붙어 있어도
우리의 마음은 이미 따뜻한 봄이 아닐까
사람 곁에 사람이 있는 한
2023년은 다시 희망이 일 겁니다
사랑과 섬김,
그것은 주님을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거리로 나와 하늘을 보며,
오늘따라 절절하게
흰 눈을 기다림은
온 세상 덮어 하얗게 하신
임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푸른 나무에 금방울은방울 달고
오색 띠 반짝이는 은하수 등불 켜놓은 것은
내 어둠 슬픔 몰아낸 임이 오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기쁨 소망 사라져도
이 땅 아름답게 지으신 그분에게
무릎 꿇고 경배하는 것은
생명과 은혜의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탐욕과 울부짖음이 가득한 내 가슴에
짐승의 마구간을 찾아주신 임이여
함박눈 같은 축복의 너울 쓰고
기뻐 뛰며 휘젓는 서툰 춤사위 하는 것은
내 영혼의 붉은 피도
임을 향하는 영화로운 은빛으로
빛나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의 기도
네온 빛 찬란한 거리는 돌아왔는데
고요한밤 거룩한 밤은 오지 않습니다
빛나는 파티징글벨은 있는데
주님께 바칠 예물은 없습니다
성탄츄리는 반짝이는데
당신의 별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아기예수는 어디 있습니까
천사의노래 듣지 못한 가슴에
함박눈이나 펑펑 부어주소서
멀리 퍼져가는 종소리 따라
은빛 세상 하얀 발자국 찍으며
낮은 곳으로 오신 주님을 찾아
경배하게 하소서
거기
말씀의 높은 산
은혜의 깊은 골짜기
사랑의 강 흐르고
감사와 찬양이 메아리치는
큰 자 작은 자 따로 없고
목마른 자 갈증 풀어주는 곳
혹여, 그곳에
그대는 가 보았는가
거기에는 또한 왕이 있어
백성 위에 죽었다 다시 살아난
오직 그 왕 홀로 면류관 쓰고
흰옷 입은 의인의 군사
충성 맹세를 하는데
중앙에 십자가가 있어
아멘 아멘을 모두 외치며
왕의 흘린 피로 씻음 받아
생명을 얻는 거기,
지친자 길 잃은 자 힘 얻어
형제가 형제를 빛나게 하는
하늘 아래 이상한 동네
에벤에셀, 그곳에
그대는 가 보았는가
12월의 엽서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날들로 인해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게 하소서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성화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게 하소서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된 것을 뉘우치며
겸손한 길을 묻게 하소서
한해가 지나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황새 여울목
어린 임금이 유배된 한 많은 영월 땅
푸른 물길 따라 정선 아우라지엔
늦은 겨울이 하얀 이불에 덮여 있다
어름치 물고기 비늘이 반짝이는
비단 폭 같은*어라운이라
거슬리지 못할 세월의 물살처럼
뒤로 넘어지는 물길 된 *꼬까리
황새 여울목 돌아나가며
뗏목 배 타고 서울 마포나루로
소금 팔러 떠난 님
구성진 뱃노래 가락이
산 돌아 물 돌아 구름 비 돌고 도니
귓가에 아련하고도 익구나
흑백사진 속 남아있는
따스한 만지산 나루터 객주 집
전산電算 집에서 술상 차리던
아낙들의 매운 눈물 찍어내던
치맛자락 설움 많던 그 옛날
정 두고 간 주막집마다
아라리 아라리요
바람처럼 떠돌든 님 기다리며
뗏목 배 띄우며 살던 일이
지난 세월 한 자락
모질게 끊어낸 전설로 남는다
*여기저기
*고깔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