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마지막 기록

서문섭 2023. 1. 12. 19:41

큰 책에 홀씨처럼 박혀 있는

그 마지막 기록 읽을 때

나는 꿈을 꾼다

 

생명책에 저장된 파일 뽑아 들고

나의 밤과 낮을

천사장이 펼칠 때

그분이 환이 웃는 날

 

쓰러지고 넘어진 붉은 것들

누군가 피 묻은 손으로

자꾸 씻어낸 흔적 위에

날마다 하얀 일들이

불타지 않는 정금가루들로 덮이었다

 

저 하늘가에 구름이 일어나면

발걸음마다 비바람 눈보라 거세고

실패와 어리석음 지울 수 없는

육신의 비늘을 넘어

혹성 여행은 은혜였다고

나는 비와 이슬에 젖지 않는

푸른 고백으로

은하수 건너 영혼의 비행 시작하리 한다

 

순간마다 숨 쉬는 기록들 뒤돌아보고

설레임과 떨림으로 펼쳐 든

쉼표 없는 내 마지막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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