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목련 나무 밑에 앉아
겹겹이 포개 입은 꽃으로 들어간다
아는지 모르는지
세상을 들어 올리는 목련꽃
힘에 부친 탓일까
손에 쥔 치맛자락 휘청
달갑지 않은 황사 탓에 얼룩진 꽃잎들
너덜너덜 찢어진 치마처럼 훌훌 벗는다
차마 어찌할 수 없는 일
거무죽죽한 살갗들,
땅바닥 뒹굴다 여기저기 버려진 분신들
오! 눈부신 때도 잠깐
봄날도 순간
병상에 누어 빤히 올려다보시던
구순 엄마도 그랬다
서둘러 발길 돌리는 길목
애 터지게 봄비가 울어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