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침대에 앉아
거울 엿보시던 울 엄니
아들 온다는 소리 접하시고
연지를 찍으시려나
창밖 자목련처럼 환하게 앉아서
창문 밖 봄기운 불러 모으시네
"올 때가 되았는디
차가 많이 밀리는 갑다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냐
오다가 그냥 돌아 갔으까"
그러다가 슬며시 잔 눈을 감으신다
바쁘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랜만에 찾아가 뵈오면
아들 왔다 좋아하시다가
또 아니 서러워 우시다가
목련꽃 떨어지듯 봄은 그렇게 가버리고,
"젊어서 재미있게 살어라
이발도 하고 면도도 좀 해라
늙으면 꾸며봐야 쪼그라든 양판때기다
저 아름다운 목련도 한때지"
떠나시고 없는 자리 소리치고 불러본들
다시는 볼 수 없는 주름진 얼굴
봄은 우리 곁에 왔으나
볼 수 없는 얼굴은 어디에서나 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