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산문시(自由, 散文詩)

찬양대 회지

서문섭 2019. 10. 13. 12:00

 



어릴 적부터 나이 듦에 이를때까지
보잘것없는 가난뱅이로 세상을 살아 오며
그 누구 보다 더 유독 남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였었다
물질 속에 묻힌 존재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과연 나라는 존재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 걸까
헐벗고 굶주림에 차진 보리밥이나 도둑질하듯이
그저 이 세상을 아무 의미 없이 살다가
때가 되면 죽음으로서 생을 마감하는 거지 뭐
나의 지난 시절은 몰라도 이런 생각들 뿐 이었다
신이 있어서 나를 택하였고 그래서 그것이 섭리라 한다면
굳이 내 앞에 놓여있는 팔자 따윈 그리 중요치 않다
결국 나는 신앙의 기밀을 취하게 되었고
그 신앙 속에 묻힌 존재와 비 존재의 틈새를 엿보게 되었다
실존적 인간의 삶이 얼마나 부실하고 깨어질 수밖에 없다는
연 약 자 임을 처절히 깨닫게 되면서
신앙의 신뢰를 키워 나아감은 물론
찬양대를 통해 음악의 묘하고도 강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것이 곧 부실한 인간의 욕구를 채워갈수 있다는 점에서
크나큰 흥분을 느끼게 되었다 
좋은 환경에 여건이 허락한 삶 이였다면
 아마 지금쯤의 나는 무슨 음악을 하고 있어야 했을까
그저 음악이 좋고 흠모할만한 가치가 있었을 따름이지
지금의 내가 무엇이며 또한 어떤 위치인가
음악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찬양대 석 한 자리만 지키고 앉아있는 무지랭이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고 잘하는 좋은 사람과의 만남도
격의 없는 한담(閑談)도 기회가 쉽지를 않아
번번이 기대함에 흥취를 잃게 되었었지...
몸도 쉬고 마음도 잠시 내려 놓아야할 나이라 하겠지만
수풀사이 쏟아지는 햇살 한줌이라도 쬐 보려는 욕심이랄까
찬양대의 일원으로 남아있는 지금이 
그래도 나에게는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다년간 찬양대 대원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성도들 앞에서 봉사를 자청하였다 할수 있으나,
올해만큼은 예년에 비해
책임감으로 인한 느끼는 바가 분명 다르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이따금은
하나님, 하나님  감사합니다
또한 두렵기까지 합니다
중얼중얼 독백을 일삼기도 하곤한다
오르지 나의 목적은
찬양대를 통해 먼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 다음으로는 보다 더 성숙된 음악을 보게되는 것이다
미숙한 내 자신의 삶을
보다 기름지고 윤택한 정신 세계로 이끌어서
양념을 하고 어루만짐으로서
성숙한 삶 의로의 전진과 발전을 꾀해보려는
어쩌면 그게 얄팍한 나의 욕심이라 해도 과언을 아닐 듯 싶다
찬양을 통해서 자아를 발견하고
이제는 물질을 언급하지 않은
차원 높은 하나님의 세계와 현세를 하나로 묶어
삶을 영속적인 예술 속으로 귀속시켜 나가는 작업이 또한 숙제다
파 아 란 융단을 깔아 놓은 것처럼
호산나 찬양대 가운이 참으로 아름답지를 않는가
드려지는 찬양 역시도 천사가 흠모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하겠으니
아우르는 모습들이야말로 꽃잎이 하늘 날리며 춤을 추는 듯 보인다
꽃이라면 꽃말이라도 달아주고 싶은 심정이나
그 언저리에 뻣뻣이 서 있는 가느다란 줄기 하나가
외롭거나 쓸쓸해 보이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이파리 하나 걸치지 않은
헐벗고 굶주린 비쩍 마른 적신이라 할 것이나
대원들의 도움으로 치렁치렁 감 싸이며 일년을 잘도 버티었다
부족한 인격과 매끄럽지 못한 인간성을 다듬어
성숙하고 견실한 신앙 인으로 성장해 나가며
끊임없이 자아를 통찰하는
호산나 찬양대의 진정한 구도자가 되기를 은근히 소망해 본다
찬양대 대장으로서
일년간의 애정과 사랑에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호산나 찬양대 회지 12월호 게재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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