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실(習作室)

눈 발

서문섭 2024. 12. 23. 14:51

공중에서 생겨난 꽃잎들

앉을 자리 찾아 하강을 한다

여느 바람에도 탓하지 않고

내던져진 꽃숭어리

낱낱의 흐느끼는 먼지처럼

날고 싶은 홀가분한 송이

생각이야 저 혼자 빠져나간 것인지

헐벗은 나무는 그 어디에도 없다

 

아름답게 만개한 꽃잎

조금씩 스러져 가는 목숨들

잠간 어느새 피었다가

이리저리 사라지는 눈꽃들이라니

눈은 쌓이고 세상은,

오르락내리락 사닥다리 만들려는 듯

하얀 꽃 쉴 새 없이 피워

마구마구 흩날려서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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