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별(그대의 향기)

어머니

서문섭 2019. 10. 28. 21:36

 

어스름한 저녁 무렵
눈가에  작은 이슬이 맺혀
말없는 고요가 고개를 떨군다

가슴의 흐느낌에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고
밖에서 그냥 울어야만 했다

해마다 거르지 않던
신록의 봄 이였다만
올해의 저 봄은
앙상하기 이를 데 없구나

이 방 저 방 문턱이 닳고
정짓문 여닫는 소리에
삶 나르던 소리로
치마가 휘파람을 불었는데

어두운 골방을 나와
삭막한 거실 볼볼 기다가
누런 소파 밑에 걸려버린
저 모습 애달프구나

시냇물처럼 낭랑하던 목소리였는데

언제나 가시렵니까
저 망각의 숲으로 
 
*푸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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