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나로도에서 (12월)

서문섭 2019. 6. 27. 11:31

나로도에서(12월)@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살아서도 여기에 있고 
죽어서도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라면 
청산이 나를 불러 산이 되라 할 것이다 
그 곳이 곧 청산이라면 내가 가지 말아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에 위치한 외나로도 땅 봉래산을 찾아서 
부산에서 하루 만에 다녀오려면 발싸심 빠르게 서둘러야 한다
부산에서 고흥까지만 해도 약 4시간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일로 바다주변과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기에는
아무래도 빡빡한 시간이 걸릴 것이 뻔한 사실이기에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소설 (조정래) “태백산맥”의 고향
순천인터체인지를 내려 다시 벌교를 경유하면
보성과 고흥을 가르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여 길을 열면 고흥읍까지 갈 수 있다
외줄기 차도를 따라 뭍폭이 겨우 2km 남짓한
가느다란 지협을 통해 가까스로 섬을 면한 고흥은
과연 어떤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애당초 겨울의 깊은 맛이 짧은 고흥은 이미 보리와 마늘이 
마치 봄의 계절이라도 된 것처럼 제법 키가 장대해졌고
다도해의 열풍까지도 하나의 낭만을 이끄는 듯한
순풍의 자연을 자연스레 접하게 해준다 할 것이 분명하다
고흥 앞바다는 쪽빛보다 더 푸르고 아름답다
한반도의 그 어느 곳보다 제일 먼저 푸르른 연초록들판,
햇살보다 더 반짝이는 듯한 갯벌의 반짝임이 에두른 곳이라면
바로 이곳이 천혜의 공간이자 생의 터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리라
고흥은, 동쪽으론 여자만과 순천만이 있고
서쪽으로는 보성만과 등량만이 있으며
170여개의 올망졸망한 수많은 섬들이 자리한
그야말로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우리나라 한반도의 막내 땅인 셈이다
물찬 풍선 목처럼 벌교로부터 길고 좁게 뻗어 내린 진입로 끝에
뭍의 끝자락 고흥이 있다면
그 너머에는 고흥의 맏 섬 내 나로도와 외 나로도가
뭍을 향한 튼튼한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다
연륙교가 놓이면서 뭍으로 편입된 나로도는
우리나라 우주 센터가 있으며 이곳 주위의 해변 풍경 또한
참으로 보기 드문 절경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다리로 연결된 내 나로도(동일면)와 외 나로도(봉래면)가
마치 여러 개의 올망졸망한 섬들의 시위를 받고 있는 듯싶다
나로 대교로 뭍과 연결된 내 나로도는 외 나로도에 비해서
뭍에서는 더 가깝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손때가 적게 묻은 곳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을 하여 들어간 곳에
덕흥해변 경사지가 있는데 층층이 자리한 다랑이 논이 펼쳐져 있어
푸르게 채운 보리밭과 마늘밭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관광객들이 주로 외 나로도를 찾았단다
외 나로도는 내 나로도에서 다시 다리를 건너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센터가 들어서 있는 곳으로
내 나로도에 비해 해안선이 아름답고 흥미로운 곳이다
300년이 넘은 곰솔 뭍에서는 가깝지만 오염이 되지 않은 곳이다 
나로도 해수욕장도 유명하다하지만
염포, 하반, 창끝, 창포 등의 해안 마을은
아름다움에 겨워 정겹기까지 하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유람선도 이용할 수 있고
검은 공돌로 가득한 염포 갈맷길도 킾 포인트라 하고 싶다
또한 일출 보기에 좋은 곳은 반대편 하반 쪽 마을인데
우주센터가 들어서 있는 중심지이다
일출을 감상할 포인트는 몽돌 해변입구라 할 수 있고
예내, 예당마을과 창포, 중창개, 창끝 같은 해안 마을에서는
무릎까지 휘감은 보리밭이 백미라 하겠다
필자는 다시 예내고개에 도착해
우측 산 방향으로 난 포장길을 따라 주차장쪽으로 향해본다
그 곳에 주차를 하고 나서 산행을 시작하면
원점회귀도 할 수 있고 해산물도 풍부해서 눈요기를 즐기기에 좋다
나로도는 지리상으로 볼 때 고흥군 포두면 끝자락에 위치하지만
행정구역 상으로는 고흥군 봉래면에 속한다
봉래면 신금리에 수협위판장이 있는데
나로도를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찾아 볼 일이다
여느 해변이든 파시를 이룬 곳이라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지만
이곳은 삼치 파시의 명성이 자자한 곳이리라
원래 가을철이 돼야 삼치를 즐겨찾을 수 있겠으나
계절과는 관계없이 언제든지 삼치 맛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해산물을 비롯해 모든 음식의 진수(珍羞)를 맛보려면
고흥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는데
한정식과 백반만 내놓는 식당이 제법 많단다
상차림은 4인상 기본이 10만 원에서 사람 수에 따라 다르지만
싱싱한 회와 떡갈비 그리고
생선구이 바지락 회 무침 간장 게 등이 제공되는데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많아 미리 예약을 해야 시간을 절략하개 된다
정이 묻어있는 따스한 남도의 땅 고흥은
이방인이 아닌 진정 텃새의 주인으로써
영원히 함께 공존해야할
어머님의 품속 같은 곳이라 하고 싶다

2010년 12월
전남 고흥군 나로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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