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팔영산에서 2,,,5월

서문섭 2019. 6. 27. 11:13

팔영산에서 2

 

일상의 옷을 벗어버리듯  
산과 숲은 언제나 친구가 되고 
한결같은 숨결로 마음을 열고나면 
싱그러운 품속에 안기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의 고향 같은 어머니 품속 같은 산이기에 늘 동경하는 산이다  
정중동으로 서있는 팔영산을 찾기 전 
남양면 선정마을에 들어가 갯벌부터 만나보기로 하자 
우선 오래된 나무들로 숲을 이룬 이곳은 
이팝나무와 사철나무들이 즐비하게 심어져있는데
모두들 백년이 넘은 나무들이라고 한다
물론 나무도 나무라지만 뭐니뭐니 해도 
킾 포인트라면 역시 꼬막을 잡는 뻘 배의 행렬이다 
갯벌이 은회색으로 빛나는 오후 서너 시 경 부터는 
아낙네들이 채취한 꼬막을 가득이 실은 뻘 배가 들어온다 
나른한 봄날 오후를 등에지고 돌아오는 뻘 배들이야말로 
봄을 밀고 오는 듯갯마을 아낙들의 삶을 힘겹게 싣고 나오는 것 같아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갯벌을 스치는 길은 점암면으로 이어진다 
시리도록 새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흐느적흐느적 하늘거리며 빚어내는 
팔영산의 묵직한 경이 그 자체라 하고 싶다 
이 아름다움을 얼마나 놀랍도록 표현해봐야 할까!
진 록이 우러나오는 때늦은 봄 
시집을 늘큰 노처녀의 서두름처럼 
시급한 잎 떨림이 재촉하는 또 다른 보챔으로 나의 발길을 급히 서두르게 하는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사스레피나무와 도토리나무 그리고 떡갈나무에 잔솔 등 
다양한 잡목들이 능선을 휘저어 뽐내는 듯
아름답고 멋진 산을 이루기에 너무나 충분하다 
산 정상에 여덟 개의 돌 봉우리가 있는데
원래 팔영산의 이름은 팔전산 이라고 했단다 
여덟 봉우리가 누어있다고 해서 여덟 팔(八)자 자빠질  전 (銓)자를 쓰다가 
중국 위왕이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는데 
이상하게도 세숫물에 비쳐진 조선에 있는 팔영산을 보았고 
그 산 등성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있었음을 보았다고 전한다 
위 왕은 이 산을 팔영산이라 명 했고 
중국에까지 산세를 떨쳤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때깔 좋은 한산 모시처럼 매끄럽게 흘러내린 바위의 벼랑 끝과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식물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함께 조화를 이루며 군락을 이루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각종 산짐승들 역시 살아가기에 너무나 좋은 최적의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수호신처럼 그림자로 고흥을 끌어안고 싶어 한 느낌인까 
드러내고 푼 비경들로 그 임무를 다하고 있을 뿐인데 
다만 찾지 않아서 빛이 바래있었고 불러주지 않아 의미를 가지지 못하다가 
1998년 7월 30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부터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한다 
여덟 봉우리가 정상에 우뚝 서있는 모습은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바라다보면서 정을 나누듯 
어쩌면 형제의 우정을 보는 것처럼 느낌을 받기도 한다
팔영산을 감돌아 더듬거리며 시야를 넓혀보면
드넓은 해창만 간척지에 철새호수와 갈대밭이 
봄기운에 밀려나기 위한 운치의 봄을 그려내기에 바쁘다
해창만 방조제를 벗어나면 
다도해의 훈풍을 온 몸으로 맞이하는 섬 나로도가 나의 시야에 펼쳐져 들어온다 
동경의 산하 내 고향 고흥 땅은 
필자가 찾을 쯤에는 이미 상춘객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야 할 고향이며 
어머니의 품속 같다는 터전이라 할 것이다
 
5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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