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다지도 당당하게도 바람가듯 지나는가
한발 한발 행복을 기원했던
조심스럽던 발걸음들이
동녘 하늘에 떠오른 해를 보는 순간
찬란한 무지개 꿈을 꾸었었지
처음이라 서로가 낯설어했고
설렘에 잠도 못 이루었었지
나의 연약한 모습에 부끄러움과
두려움도 품었었지
팽이처럼 순식간에 돌아 가버린
그 숱한 우리들의 살아가는 날들이
벌써 이별을 알리려 하는구나
멀찌감치 등 돌리고 멀어져가는 너를
붙잡지 못한 기회를 원통해한다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한 번만 더 긍휼을 달라고
마시는 찻잔을 꾹 움켜본단다
그대가 다시 돌아올 수 없듯이
나 또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너 나 모두의 슬픔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