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너럭바위를 양보하면서
“세월이 좀이라도 먹느냐,,,
나무 위아래로 설레발치며 오르내리는 청설모와 다람쥐가
쉬엄쉬엄 한 숨 쉬었다 가라는 것 같음이
시詩 한 수 읊고 가라며 어느새 자리를 양보해 준다
발길을 잡는 곳에선 알알이 부서지는 시詩의 향기 날리게 되고
한 수 뇌리를 스치면 지체 없이 한 소절을 읊곤 하게된다
옛말에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했다
형이 잘 살고 최고의 위치에 서 있으면
아우 역시도 어느 정도는 이름이 있게 마련이다
전라북도 부안군에 위치한
변산 중의 내변산 (해발509m)이 꼭 그렇다고 생각을 하게된다
형만 한 아우도 없지만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 또한
없기 때문에 바로 이 반도섬 내변산이 그랬다
인근 변산이 수목으로 유명하다지만
아우 격인 내변산도 그 수려함이 변산 못지 않았다
좀처럼 보지 못했던 수목들이 많이 자생되어 있으며
넓적넓적 천태만상으로 빚어놓은 바위들이 그렇다
바위들이 무슨 바위라고 이름이 다 있을 법 한
여러 모양의 크기와 형상이 신기하다 할 정도로
그 빼어남이 여느 산의 바위에 비해 남다르다
일일이 설명하여 말하려면 산을 오르기도 전에
먼저 숨이 차 쓰러질 정도다
산속의 돌이라면 튀어올라 나온 형상도 있어야 하고
너덜바위도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산일까?
땅 속에 묻혀 있으면서도 넓은 모양으로 드러나 있는 모양들이
마치 영역을 차지하고 있어 식물들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하는
일종의 삶의 힘을 과시하려는 힘같은 것으로 보인다
산세가 험하지는 않다
누구나 다 오를 수 있는 산이라 할 수 있겠다
바위의 매력을 깨달으면서도
특이하게 자생하는 희귀나무들이 많아 그 또한 눈요기다
붉나무, 팥배나무,윤나리나무,정금나무,소태나무 등
어느 산이든지 흔하게 볼 수 없는 나무들이다
남여치와 월명암 쪽으로 향한 표지판에서 시작을 해
쌍신봉을 거쳐 공원자연보존 지구라는 표지판에 다다른다
자연이 숨 쉬고 있으니 정규 탐방 길로 가십시오
이곳은 출입을 금지합니다 라는
국립공원 사무소장의 글을 벗어난다
월명암 쪽 자연보호 헌장탑도 눈에 들어온다
월명암에 도착을 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산 능선이 암자 주위를 에두르고 있었으며
비 온 뒤라선지 연무가 피어올라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돌 축대 위 정원에는 하얀 꽃들이 피어 지천을 이루고
자그마한 소 안에서는 연꽃이 몽을 터트렸다
회귀할 무렵이다
큰 털 개(犬) 한 마리가 배웅에 나서는데
우리가 암자를 찾은 귀한 손님으로 생각이 들었나보다
산행을 마치고
들머리 고개를 벗어나 다시 새만금으로 향한다
총연장 33.9km를 시속 60km로 주행하는데 참으로 대단하다
어쩐지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한국의 나폴리라 할 만큼 경관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섬들의 색채가 사뭇 이국적이기도 하다
부안군과 군산시를 겹쳐지며 연결하는 서해바다
*미려한 절경이 펼쳐지려는 가운데
이곳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에메랄드빛 하늘, 그리고
쪽빛바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빚어내는 이국적인 풍광이야말로
그 누구라도 서정적인 감흥에 젖어들기 십상,,,
가히 한국의 나폴리라 할 만 하겠다
수려한 변산반도를 여는 풍광을 뒤로하고
저절로 예술적인 감성이 조성된 또 하나의 군산은
서해안의 명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부안이 고향이라고 한 어느 노졸에게 호기심으로 물어본다
"야 참 좋다"!
좋은 곳에 사시네요?
히 히 히 등산하러 왔다가 오셨는갑요?
네,
이녁은 어디서 오셨으까?
부산에서 왔습니다
도시에는 좋은 곳도 많을텐디~
이 먼 시골까지 오셨어,,,
사진 한 방씩 박읍시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사진을 찍어 주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 은근히 자랑을 한다
쉴 새 없이 오른쪽 바다에서 왼쪽 바다로 해수를 퍼냈는데
때 마치 필자가 들른 시간은 만조시간이라고
물 퍼내는 작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수문도 대단하고 탑도 볼품이다
산은 길 설명이 쉽지 않다
여느 길처럼 길이 뚜렷하게 구분이 덜 됐을까
변산 반도는 바위마루와 희귀식물들이 특징이다
그리고 바위와 바위 사이에 틈이 있으면 그게 길이요
때로는 바위 중 낮은 바위 쪽이 길이 되기도 한다
바다와 뚝이 멀리서도 보이고 뭍으로 드러난 새만금도
결국 길을 잘 확인하는 것이 가장 수월한 길 찾기 방법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표지판이 촘촘히 잘 걸려져 있다
새 방향의 전망이 트였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새만금에서는
밤이되면 섬들에서 반사되는 불빛과
새만금의 여러 계열조명이 연출하는 무수한 색상의 잔치가
보는 이들의 황홀경으로 이끌어 내는
새로운 야간 관관명소로로 각광을 받고 남을 만 하겠다
산은 (해발 509m) 산이요
물은 (33.7km) 물이로다
아! 모진 세월은 가고 내 중년 벗아나
잊혀질 것, 살아서 보니 참으로 기쁘다
*미려= 아름답고 곱다
*에메랄드= 녹주옥(綠珠玉)
2010년 6월
내변산과 새만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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