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히 흩날리는 눈송이가
함박웃음 닮아 포근하다
회색 아스팔트가
땅 속으로 빠져버렸다
눈밭에 발을 넣고
길따라 가로수 누비면
하얀 천지가 발걸음을 부추긴다
하늘도 들도 하얗게 색칠이 되고
사락사락 눈길 위에
열고 닫히던 발자국 새긴다
운치를 아는 희망찬 아침
예배를 위한 처소에 이른다
거짓으로 물든 마음
시기로 가득한 질투
미움의 눈 빛
두 손 가득히 받아 든 탐욕
다 덮어버릴 하얀 눈이다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니 용서받고 싶다
눈처럼 하얀 마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