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존재

서문섭 2019. 11. 9. 10:09

 

바람은

꽃잎을 흔들어대고

옷깃을 나풀대며

담벼락도 툭툭 칩니다

 

님 또한 그러려니

한 잎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느낍니다

 

어디서 들리는 듯

여인네 웃음소리 같은

여린 내 마음들이

자꾸만 흔들거립니다

 

하늘에 까만 구름이 그치고

소란소란 빗소리가 그치면

그대가 그리워

존재로 남는답니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옷자락을 펄럭이고

담벼락을 툭툭 치며

자기가 거기 있음을 말합니다

 

그대도 그러합니다

한 번도 잎을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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