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꽃잎을 흔들어대고
옷깃을 나풀대며
담벼락도 툭툭 칩니다
님 또한 그러려니
한 잎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느낍니다
어디서 들리는 듯
여인네 웃음소리 같은
여린 내 마음들이
자꾸만 흔들거립니다
하늘에 까만 구름이 그치고
소란소란 빗소리가 그치면
그대가 그리워
존재로 남는답니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고
옷자락을 펄럭이고
담벼락을 툭툭 치며
자기가 거기 있음을 말합니다
그대도 그러합니다
한 번도 잎을 떨구지 않은
내 영혼의 푸른 가지가 흔들릴 때
그대가 내 안에 있음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