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새벽 전동 첫차
낡아 닳은 포대 자루 구겨져 있는 몸짓이
*칠호선 쯤 의자에 앉아
*시속 십만 칠천 킬로미터로 날아가고 있다
출입문 곁 노약자 지정석
바늘처럼 찔러오는 냉기가
검은 외투 깊이 눌러쓴 모자 속으로
문이 열릴 때마다 가슴 후벼파고
퍼 담아도 자꾸만 빠져나가
채울 수 없는 빈 마음으로
천지 사방 휘돌아다니던 저 바람
세월의 강에 떠내려가다
환승할 횟수 지나고
잠시 후 종착역 심장의 종이 울리면
저 세상으로 보내질 택배
노약자 지정석 그 마지막 자리
새벽에도 해가 지고별이 뜬다
*칠호선-70대
*시속 십만 칠천 킬로-태양을 도는 지구 자전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