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끌까끌 날리는
사무치는 연緣을 붙잡고
어딘가에 마음 둘 곳 없이
한낱 허울이라는 것을 알기에
탈색할 겨울을 죽도록 잡아 틀며
갈꽃 허공을 박차고 오른다
포효하는 야성의 성난 파도처럼
길섶에 하늘거리면
흔들릴망정 꺾이지 않아
서걱서걱 비틀비틀 칼춤을 춘다
안달하며 속삭이는 바람결
먼 산을 기웃대는 동안
산이 안개를 벗어나 침묵을 하고
그 안개 천천히 길을 연다
나상의 춤사위 휘젓는
백포 갈대의 시율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고고한 하늘의 환희로 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