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꼬끝을
사정없고도 예리하게 자른다
아청빛 속 삭풍이
힘솟는 젊음을 훼방한다
사무치는 공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하늘 구름송이 뒤에
여인네 젖가슴 같은 것이 온다
몰쌍한 살내음 지나
한사코 외롭지 않은 연초록 잎새들이
바람을 애태우지 않는 날을 위해
한참을 달려든다
봄날이 와야 한다며
너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여유와 운치를 아는
멋적은 봄 날이 그렇게 온다
흐느적거리는 시샘
어둠이 깃든 저녁에
요원하던 봄
그 봄이 그제서야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