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를 마친 주차장 옹벽
어느새 인 듯
하, 청개구리 한 마리가
오늘이 경칩이라며
개굴개굴 목젖을 떤다
어느새 인 듯
하, 청개구리 한 마리가
오늘이 경칩이라며
개굴개굴 목젖을 떤다
묵은 김치 숭숭 썰어
애기호박 약간 넣고,
부추 반 단에
매운 고추 서너 개
물오징어 한 마리 까지
봄으로 빚는다
개굴개굴 부평초
함께 넣어 지지고 볶으면
떠난 식솔들
어지간히 그리울뗀데
아직은 낯설은 시간
때를 기다려본다
둥근 접시 꽃 같은
쟁반에 맛나게 올리고
누군가 기다리기보다
봄꽃 한창인 담장너머
옆집으로 나누는 인정,
아랫채 지붕과
자귀나무 사이에서
왕거미가 꽁무니로
*방적을 잦는데
뜰 안 호랑나비 한 마리가
아슬아슬 사선을 넘어간다
종지만 한 엉덩이
볼록해지는 저 꽃 귀처럼
달려 있던 것들에
벌 나비 드나들더니
수정은 어누새 다 끝냈을까
그 발치 아래
빗방울 함초롬히
꽃망울로 떨어져 내리고
나도 뚝뚝 내리고
왠지 오늘은
너도 나처럼 나도 너처럼
그 옛날이 그리워지겠다
*동식물의 섬유를 가공하여 실을 만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