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마을(물위를 걷다)

가을날의 기도

서문섭 2019. 11. 26. 23:08

이름 없이 흔들리는

들풀 하나를 위해서라도

주님,

서두르지 마소서

아직 덜 익은 영혼

젖은 이슬이 차가울 뿐입니다

작은 씨앗이

생명의 입 열 때까지

풀잎 한 포기 포기에

습한 바람 머물게 하시되

열매 알알이 영글게 하소서

온땅 가득한 푸르름이

삭풍에 여위어도

불모의 땅 일구는 영혼

기쁨으로 노래하게 하소서

 

불타는 가을 날에

이별의 만찬만은

외롭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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