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뵈옵고
어스름한 저녁 무렵
눈에는 작은 이슬 맺혀있고
말없는 고요는 고개 떨군다
가슴의 흐느낌에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하고
그냥 한없이 울어버리고 싶었다
해마다 거르지 않았던
신록의 봄 이였다만
올해의 저 봄은
앙상하기 이를 데 없구나
정짓문 여닫는 소리에
이 방 저 방문턱이 다 닳고
삶 나르던 온갖 소리들에
치마가 휘파람 불었는데
어두운 골방 나와
삭막한 거실 볼볼 기어가다
누런 소파 밑에 걸린 모습
참 애잔함, 슬픔이구나
시냇물처럼 낭랑하던 목소리
다시 듣지 못할 그 소리
엄마,언제나 가시렵니까
저 망각의 숲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