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기도

서문섭 2019. 11. 29. 11:59

 

갈증에 목 길게 빼고
새벽 기다리는 꽃밭에
물을 준다
 
가슴에서 퍼붓는 소낙비는
바닥으로 흘러 버리지만
나의 콩나물은 아무도 몰래
물의 영혼 타고 조금씩 위로 오르고
 
캄캄한 밀실에서
토실 토실 자란 소망은
밥상 위에서
아삭거리는 소리로 노래한다
 
눈에 맻힌 이슬로 자란 백합이
오늘도 하얗게 길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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