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木花 詩)

벚꽃

서문섭 2019. 11. 29. 21:34

벚꽃-o

천리를 호령하던 바람의 칼 끝
햇볕이 산자락 밑에서
조금씩 부스러뜨리는 소리에
바스스 일어나
가지마다 얼굴 내밀었다

무슨 형벌 뒤집어 쓴
검게 그을린 겉옷 입고
견디어낸 차가운 세월 잊은 듯
실바람에 함박웃음으로
마침내 춤추는 그대

임이 오는가
가슴에 쌓아온 하얀 의로움
더 숨길 수 없어
이파리하나 없는 맨몸으로
터트린 속살
영광의 빛 온 동네 눈부시다

사방 발걸음 외마디에
해가 길 잃고
떨어진 꽃잎에 드러 눕는다

 

'목화(木花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롱나무꽃 5  (0) 2019.11.29
홍매  (0) 2019.11.29
감사의 씨앗  (0) 2019.11.29
명찰  (0) 2019.11.29
꽃을 피우기 위해  (0) 2019.11.28